막내인 둘째는 왜 항상 더 아기같이 어리게 느껴질까요? 둘째가 이제 열여덟살이 되었어요. 목요일 해프데이라 학교가 일찍 끝나자마자 바로 아이를 픽업해서 프롬 드레스를 보러 몰에 다녀왔어요. 마음에 드는 프롬드레스가 온라인에 있는데 무턱대고 주문하기에는 위험이 있어서 일단 드레스를 입어봐야 할 것 같았어요. 역시나 사진으로 봤던 것과 입어보는 것은 천지차이, 별로일 것 같다고 생각한 디자인이 의외로 잘 어울리기도 하고, 예쁘다 했던 것도 입어보니 다른 모습이기도 하고요. 역시 사진빨에 속지말고 실물을 봐야겠구나 했어요. 아이는 친구들끼리도 쇼핑을 가곤 하는데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무조건 예쁘다고 한다고 프롬드레스는 엄마의 객관적인 눈이 필요하대요. 그렇게 드레스를 보고, 아이 생일맞이 예쁜 속옷도 선물로 골..
한국에서 살 때는 미국에서의 삶이 어떨지 생각지 못했어요. 미국에 와서 살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고, 막연히 기회의 땅이고 선진국이라는 생각 정도였어요. 네, 미국은 기회의 땅! 맞습니다. 뭐든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에서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미국 생활 16년 차, 집에서 이제 못하는 게 없어요. 저는 남편 머리를 6분이면 잘라요. 한 번도 남편 머리를 시간 재고 잘라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올케랑 카톡하다가 '잠깐만~ 땡땡이 아빠 머리 자르고 다시 보자.' 하고 돌아와 보니 7분이 지났어요. 7분 만에 다시 카톡으로 돌아오니 올케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오고 가고 1분 정도 빼면 대략 6분 만에 잘랐다는 얘기죠. 나름 미국에서 도시스런 보스턴..
토요일부터 몸이 너무 피곤해서 치과 정기첵업 다녀온 후 누워서 잠시 쉬었는데도 힘들었어요. 그리고 일요일이 되니 하나둘 증상이 더해집니다. 먼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목도 아프고, 두통도 심해지고... 줄줄 흐르는 콧물 덕에 자꾸 닦아내느라 코밑이 다 헐었고, 하루종일 훌쩍거리면서 코맹맹이 소리가 나고 얼마나 답답한지요. 갱년기 증상인지 언제부턴가 하루도 몸이 개운한 적이 없어요. 원래 참기도 잘 참는 사람이라 이제는 그냥 그려러니 하고 살아요. 너무 궁색한 변명같지만 요즘 너무 바빠서 운동을 못해요. 그 영향이 클 것 같기도해요. 올해는 알러지가 심하다고 하던데 증상이 아무래도 알러지 같다는 생각에 월요일 밤에는 알러지 약을 먹고 잤어요. 그런데 다음날 화요일이 되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제는 남..
대추홍삼차, 홍삼대추차 글 쓰면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의 소포가 도착했어요. 사실 친구가 아니라 저보다 세 살 많은 언니세요. 아이들 액티비티 하며 만나 어느새 8년이란 세월 동안 함께 한 인연이에요. 같은 보스턴에 살아도 한 시간 거리에 살고 계셔서 자주 만나기 어렵고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로는 조심하고 지내느라 밖에서 잠깐 보는 게 전부였어요. 아이 대학 합격하고 제가 선물 전해준다고 작년 4월 밖에서 만나고, 직접 뵌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분은 저희 큰아이와 동갑인 아들이 하나 있는지라 저희 둘째 대학 가고 나면 여유 있게 만나자하며 기다려 주셨어요. 실은 지난 주말, 홍삼보고 제 생각이 났다고 전해주고 싶다 하셔서 저희 집으로 오시라 했지만 코로나 기간이니 밖에서 잠깐 보자고 말씀하셨어..
이번주 보스턴은 winter break 주간이에요. 네, 2월에 겨울방학입니다. 전에도 얘기했던 것처럼 보스턴의 2월은 눈도 많고, 추워요. 그래서 플루샷도 느지막에 맞는다고 했었어요. 따뜻한 봄이 오기 전에 시샘하듯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리나봐요. 해마다 winter break 주간에 하는 일이 있었어요. 치과와 안과 검진을 이때해요. 그런데 팬데믹 이후 둘째아이 여권이 만료되어 여권을 만들어야 했어요. 하이스쿨 졸업식 마치고 대학가기 전에 한국방문하기! 미국사는 한인 아이들의 일종의 전통같은 거에요. 큰아이때는 코로나바이스러스로 졸업식도, 한국방문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위드 코로나시대,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둘째는 이번 여름방학에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에요. 트리플 에이 ..
둘째아이 꼬리뼈 부상 소식을 전해 듣고 한국에서 위로 선물을 보내왔어요. 지난번 김장김치가 오고, 둘째아이가 한동안 코피가 자주 나서 걱정이다 했더니 좋다는 것도 보내주셨는데 미처 글을 올리기도 전에 또 한국에서 소포가 왔어요. 이번에는 아이 고모(남편 여동생, 저에게는 시누이)가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주었어요. 가끔씩 한국에서 말만 하라고 뭐든 다 보내주겠노라 필요한 걸 말하라고 해도 이젠 한국 제품들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한국 제품이 왜 그리 더 좋아 보이는지요. 한국제품들은 신기할 만큼 아이디어 상품도 많고 포장 디자인이며 여러 가지로 좋아 보여요. 한국에서 온 소포 박스 열어봅니다. 아참, 지난번에 한국 우체국 EMS 택배박스가 파랑색 무늬로 바뀌었나 보다 했는데 다음 김장김치 받을..
오늘은 큰아이 스무살 생일이자 저희 가족이 미국 땅 밟은 지 16년 되는 날이에요. 16년 전 큰아이 생일날 한국을 떠나 대략 13시간 비행기를 타고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했는데도 2월 13일 큰아이 생일이었어요. 어린 두 딸아이와 한국과 미국의 시차 이야기를 하며, 아직도 생일이라고 하하호호 웃고, 부푼 가슴을 안고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미리 예약해 둔 밴에 가족별로 수하물 2개씩, 러기지 8개를 가득 채우고 시카고에서 어바나-샴페인으로 가던 길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16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도 가도 끝없이 휑한 벌판 길, 시카고와 어바나-샴페인 두 시간 거리가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었어요. 그때는 이렇게까지 미국에 오래 살게 될지 몰랐어요. 2-3년 정도 즐겁게 미국 생활하며 지내..
지난 1월 18일(19일부터 가능하다고 했는데 하루 전날부터 신청 가능했음)에 신청한 코비드 가정용 무료검사 키트가 오늘 도착했어요. 오늘이 2월 8일이니, 신청하고 3주 만에 받았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지역, 4인 가족이 신청해서 2세트(총 4개) 받았어요. 제가 받은 코비드 검사 키트는 iHealth COVID-19 Antigen Rapid Test로 Made in China 제품입니다. 먼저 사진으로 보여드릴께요. COVID-19 Self-Test At Home Reseult in 15 Mins 집에서 하는 자가 코비드 키트 구성입니다. 검사 키트 안에 들어있는 사용방법 설명이 그림과 함께 자세히 나와있어요. 그림 보면서 순서대로 따라 하면 집에서도 쉽게 코비드 검사를 하고 결과까지 알아..
자고 일어났더니 동화 속에 나오는 풍경처럼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어요. 어제 일찌감치 노 스쿨(No School) 통보를 받은지라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하던 둘째도 늦잠 실컷 자고 있고, 내일 새벽이면 대학 캠퍼스로 돌아갈 첫째도 아직 자고 있어요. 동부와 서부 세 시간 시차로 캘리포니아가 보스턴보다 세 시간 느리니 일찍 첫 수업을 시작한다 해도 보스턴에서는 점심 때나 되어야 해요. 서부 아침 9시가 동부 낮 12시니까요. 남편은 혼자 오피스 룸에서 회의하고 일하고, 집안이 다 조용합니다. 잠시 눈 치울 걱정은 뒤로 하고, 따뜻한 집 안에서 바라보는 눈이 참 평화로워요. 나뭇가지에도, 지붕에도 눈이 소복히 쌓였어요. 보스턴에 쉬지 않고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어요. 잠시 눈 내리는 모습 구경해 보실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2년 1월 5일, 새해 시작하고 어느새 5일이나 되었어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쉽기도 하지만 또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며 설렘도 가득합니다. 어느 날부터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아요. 바쁜 생활이 일상이 되고 나니 바쁘게 사는 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요. 저뿐 아니라 모두 다 자신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고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번 연말연시는 바빴다고 말해볼래요. 대학 간 큰아이가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오고, 둘째는 수험생이라 두 아이 챙겨야 하는 엄마로서의 일, 직업은 아니지만 블로그와 스터디 운영으로 더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에 반해 태평양 바다 건너 멀리 미국에 와서 지내느라 딸과 며느리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하고 있어 죄송스럽습니다. 바쁜 ..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저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크리스마스트리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어요. 작년에는 이 무렵 제가 좀 아팠고, 아이들이 크니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는 것도 일이고, 시들해져요. 사실 저랑 남편이 귀찮아서 그래요. 때마다 집 꾸미고 장식하는 것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 나이 드니 꾀가 생겨요. 부지런하고 체력이 좋아야 집도 꾸미게 되지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안 하니 일거리가 줄어든다죠. 아이들 어렸을 때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는 것이 일 년 중 큰 행사였어요. 땡스기빙 데이 연휴 마지막에는 꼭 트리를 장식하곤 했어요. 우리집 친칠라 보이들을 위해 조그만 트리 장식으로 분위기를 내며 지냈어요. 코로나 전,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보스턴에서 4시간 거리인 뉴욕으로 놀러 가거나 보스턴 ..
드디어 코비드 부스터 샷을 맞고 왔어요. 동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희 동네는 코로나 추가접종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오미크론 변이 이후 부스터 샷 예약하기가 더 힘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부스터 샷을 맞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수시로 코비드 추가접종을 예약하려고 찾아봐도 자리가 없었는데 딱 오늘 시간이 있어서 얼른 예약을 했어요. CVS(씨비에스)인데 그 CVS Pharmacy는 모더나로 예약 중이었어요. 원하면 다른 추가접종은 가능한 듯한데 복잡한 것 같아 남편이 '우리 모더나로 밀자'해서 남편과 저, 큰아이 이렇게 세 식구 모더나로 추가 접종하고 왔어요. 둘째는 6월말에 2차 접종을 한지라 날짜가 안되어 조금 기다리기로 했어요. 사실 저는 1, 2차 모더나 맞고 근육통에, 잠을 못자고 고생한터라 ..
한국에 비하면 미국은 병원에 한번 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예약부터 시작해서 절차가 많아요. 응급실에 가도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응급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해요. 암튼 미국은 병원문턱이 높습니다. 예약하기도 쉽지 않고 오래 기다려야 하고, 또 의료비용도 비쌉니다. 한국에 살 때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부러워하고 있는 좋은 모델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병원에 가는 것을 큰 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건강의료보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해 건강검진받으러 가는 것조차 차일피일 미루고 심지어는 큰 병이나 사고가 나면 한국에 간다는 얘기를 종종 듣기도 합니다. 몇년 전 남편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그날 저는 ..
한때 제가 산삼을 좀 캐러 다녔더랬습니다. 남편 왈 "내가 너랑 사니 별 꼴을 다 보고 산다."라고... 저는 나름 범생이라 생각하는데 이 기준이 애매한 게 남편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범생이예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범생이로 각이 잡힌 남편이 보기에 저는 천방지축, 특이한 캐릭터겠죠. 어찌 되었건 유별난 와이프 덕에 남편은 산삼 구경도 하고 먹기도 했습니다. 미국 중부 일리노이주에 살 때 한글학교 선생님을 했어요. 그곳 교장선생님과 또 한분의 선생님, 이렇게 셋이 한글학교의 무궁한 발전과 미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한글 교육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를 심층 토론하며 자주 만남을 가졌어요. 그 지역에서 꽤 역사가 깊은 한글학교이고 규모도 상당히 컸습니다. 성별도 나이대도 달랐지만 셋이서 참 잘..
이 추운 겨울날, 옆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갑자기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어요. 그냥 얼마 전부터 느낌이 이상했었어요.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눈물이 나요. 12월 3일 금요일 오후, 둘째를 학교에서 픽업해 집에 와서 저는 스피킹 스터디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남편도 집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어요. 벨소리가 나서 UPS겠거니, 뭔가 배달 왔나 보다 했어요. 저희 동네는 배달해놓으며 벨을 누르고 가요. 둘째가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났고 무슨 말소리도 들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아이는 제가 스터디 중이니 기다렸다가 스터디가 끝나니 문을 열고 얘기해요. "엄마, 옆집 할아버지 돌아가셨대." 할아버지 친구라고 하며 저희집에 오셔서 소식을 전해주었다고 해요. 아이도 너무 놀라 뭐라고..
오늘은 11월 30일, 왠지 가을이 끝나는 느낌이고 내일이면 12월이니 겨울 시작! 같아요. 추위로 따지자면 보스턴은 이미 한참 전에 겨울이 시작된 듯싶어요. 그래도 내일이면 202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라니. 올해 한 장 남은 달력을 아쉬운 듯 바라봅니다. 보스턴의 가을은 정말 아름다워요.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나름의 운치가 있어요. 춥고 물가 비싼 것 빼고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 보스턴인 듯싶어요. 그런데 추위와 물가는 우리 삶에서 참 중요하죠. 그나저나 이제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니 진짜 가을 끝, 겨울 시작! 같아요. 미국은 주에 따라, 타운에 따라 쓰레기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요. 예전 중부에 살 때 저희 가족은 아파트 생활을 해서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지인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쓰레기..
저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랑하는 휴머니스트, 뼛속까지 문과 아줌마인 듯싶어요. 반면 남편은 엔지니어답게 최첨단 기기들을 사랑하는 얼리 어답터고요. 저는 기기의 여러 기능이 있어도 쓰는 것만 쓰고 사실 그다지 관심도 없어요. 그런데 남편 덕분에 자꾸 여러 디바이스들이 생깁니다. 땡스기빙 세일을 맞아 영어공부 더 열심히 하라고 아이패드를 새로 사주었어요. 이제 정말 더 열심히 영어 공부해야겠어요! 그리고 굿노트 활용법도 알려주는데,,, 또 배울 게 많네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패드가 초창기 모델인데 나름 잘 쓰고 있었어요. bestbuy에서 기존 아이패드를 55불로 트레이드해 주어서 보태서 구입했다고 해요. 남편이 새 아이패드를 픽업해 와서 이것저것 깔아주고 알려주는데 외계어 같아요. 이것저것 필요한 앱도..
한국에서 EMS 택배를 받았어요. 수험생을 위한 한약이 함께 들어 있는 택배예요. 둘째 아이는 17세 고등학생이라 화이자 백신을 1, 2차 접종하고 생리주기가 늦어졌어요.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아주 조금씩 매일매일 나와서 얼마 전에 병원에 예약하고 다녀왔었어요. 어머님과 통화 중에 그런 말씀을 드렸더니 한약을 먹어보자고 하셨어요. 원래도 손발이 차고, 소화 기능도 약한 편인데 수험생이다 보니 스트레스도 있고 이런저런 일이 겹쳐서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있어요.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예전에 피검사했을 때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지라 수험생 스트레스이거나 주변에 화이자 백신 맞은 분들 중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고, 아이 친구들 사례도 비슷해서 코비드 백신 부작용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해..
"1등 하고 와~, 남편"하고 말했더니 진짜 1등 하고 왔어요. 남편이 지난 일요일 마라톤 대회에 다녀왔어요. 월요일 낮에 둘이 점심 먹는데 아무말없이 갑자기 핸드폰을 열어 보여줘요. 뭔가 자세히 보니 1등에 남편 이름이 있는 거예요. 마라톤 대회 전체 1등 아니고, 열 살씩 나이 그룹으로 묶어서 그 안에서 1-3등까지 순위를 매겨요. 남편 나이대 그룹에서 1등을 하셨습니다. 살짝 자랑해 봅니다. 저는 마라톤에 관심이 없어서 남편이 마라톤 대회 나간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열심히, 조심히 하고 오라는 말만 해줬어요. 사실 룰도 잘 모르고요. 그래서 마라톤 대회에서 열 살씩 나이 그룹으로 묶어 그 안에서 순위를 매기는 줄도 몰랐어요. 전체 순위만 있는 줄 알고 있었어요. 남편도 그동안 등수 안에 못 들을..
코로나 초기 마라톤 대회가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고, 남편은 한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지 않았어요. 내년에 다시 시작해야지 하고 있는 와중에 캘린더에 알람이 뜹니다. 작년 코로나 직후 등록했던 마라톤 대회를 연기했는데 그날이 바로 이번 주 일요일, 오늘이래요. 그래서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 마라톤 대회를 다녀왔습니다. 남편에게는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마라톤 대회였어요. 보스턴은 이미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예전에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 눈이 오고 추워서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보통 11월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한 해 마라톤 대회 참여를 마무리합니다. 오늘은 마침 뉴욕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이기도 해서 마라톤에 관심 있는 분들 소식을 여기저기서 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동안에도 남편은 하루도 빠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