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오늘은 11월 30일, 왠지 가을이 끝나는 느낌이고 내일이면 12월이니 겨울 시작! 같아요. 추위로 따지자면 보스턴은 이미 한참 전에 겨울이 시작된 듯싶어요. 그래도 내일이면 202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라니. 올해 한 장 남은 달력을 아쉬운 듯 바라봅니다. 보스턴의 가을은 정말 아름다워요.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나름의 운치가 있어요. 춥고 물가 비싼 것 빼고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 보스턴인 듯싶어요. 그런데 추위와 물가는 우리 삶에서 참 중요하죠. 그나저나 이제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니 진짜 가을 끝, 겨울 시작! 같아요. 

 

 미국은 주에 따라, 타운에 따라 쓰레기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요. 예전 중부에 살 때 저희 가족은 아파트 생활을 해서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지인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쓰레기 처리 업체와 개별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어 이용하셨어요. 그래서 집집마다 쓰레기통 색과 디자인이 달라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보스턴으로 이사오니 이곳은 타운에서 쓰레기를 처리해줘요. 물론 세금으로 그 비용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타운의 경우는 모두 일괄적으로 파란색은 일반쓰레기통, 초록색은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분류해서 쓰고 있어요. 그리고 요일별로 쓰레기차가 오는 날이 다르고요. 또 봄부터 가을까지는 잔디나 야드 작업 후에 생기는 것들과 낙엽을 처리해주는 시즌 쓰레기차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요.

 

 올해는 12월 10일을 끝으로 이 시즌 쓰레기차가 오는 마지막으로 온대요. 시청(시티홀)에서 우편물로 한 해 계획표를 보내주고, 시청 홈페이지에도 안내되어 확인할 수 있어요. 추수감사절 연휴 직전에 남편이 코로나 검사를 받는 일이 있으면서 나름 셀프 자가격리를 하며 조신히 지냈어요. 그 참에 올해 낙엽청소를 했답니다. 하는 김에 옆집 할아버지 낙엽정리도 함께 했어요. 할아버지가 예전에는 부지런히 낙엽청소를 하셨는데 올해는 힘들어하시는 게 느껴졌었어요. 남편이 옆집 할아버지 댁 낙엽정리부터 하는 모습 보고 고맙기도 했어요. 예전 홈디포에서 산 야드 쓰레기통 열 개 가득 채우고, 종이 쓰레기봉투로 저희집은 열 두 개 나오고, 옆집 할아버지 댁은 열 개 나왔어요. 잠시 구경해 보세요. 보스턴 지역 낙엽청소한 모습이에요. 

 

 하우스로 이사오고 나니 봄부터 시작되는 잔디관리부터 가을이면 낙엽청소까지 생각보다 집관리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하우스로 이사 오기 전에는 나름 미드나 영화 보면서 봄이면 잔디 깎고 꽃 심으며 야드 관리하는 걸 보며 로망을 키웠어요. 그런데 막상 하려니 큰 일이에요. 그래도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을 스스로 가꾸는 것을 배워나가는 좋은 경험이기도 해요. 아직까지는 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즐기며 하고 있어요. 아마 나이 들어가면 못하겠지요. 

 

 보스턴 단풍이 예뻐서 단풍놀이가 꽤 유명해요. 올 가을은 지난 할로윈 무렵 연달아 열흘 가까이 비가 계속 내려 그 예쁜 단풍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어요. 그 사이 곱게 물든 잎들도 다 떨어지고요. 이제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답니다. 겨울이 되면 이 나뭇가지에 하얗게 소복이 눈이 쌓이겠죠. 그러면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이 한 번 바뀌고요. 나이가 든다고 사는 게 좀 편해지는 건 아니지만 주변 상황에 좀 덜 흔들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한 자리에 꿋꿋이 서있는 나무 보며 배우기도 합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 지키는... 저도 나무처럼 한결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생각도 해 봅니다. 

보스턴 가을 단풍과 낙엽이 떨어진 앙상한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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