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 후기 생삼겹살 수육으로 삼겹살 구이 반 값으로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죠. 특히나 고기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삼겹살 구이용을 샀어야 했는데 남편이 실수로 H마트에서 생삼겹살 수육을 사와서 저렴하게 삼겹살 구워먹은 이야기입니다. 의도치않게 삼겹살 수육이 될 고기가 삼겹살 구이로 변신했어요. 가격은 반 값입니다. 맛도 같은 삼겹살 부위이니 거의 같습니다. 삼겹살은 먹고 싶고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가지런히 썰어진 한국마트의 삼겹살 대신 생삽겹살 수육용 고기는 어떨까요. 고기써는 수고만 더해진다면 생삼겹살 수육용 고기가 맛있는 삼겹살 구이가 됩니다. 

 

 둘째 아이가 삼겹살이 먹고 싶대요. 둘째가 대학 가고 나서 달라진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고기 타령입니다. 남편 많이 닮은 딸이라 그런지 식성까지도 비슷해서 절대 고기 먹고 싶다는 얘기를 안 했어요. 운동할 때도 '고기 먹고 힘내자'해도 고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영양 생각해서 거의 억지로 고기를 먹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맛없고 부실하기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의 학식(학생식당)을 먹고부터는 '엄마, 단백질 부족인 것 같아요', '고기 먹고 싶어요'라는 얘기를 정말 자주 합니다. 이번에는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해서 남편이 H마트에 장보러 다녀왔어요. 

 

 남편이 혼자 마트에 가면 핸드폰을 잘 보고 있어야 해요. 사야 할 물품을 적어주어도 무얼 사야 할지 막막하면 연락이 와요. 제가 기억하기에 보스턴 벌링턴 H마트에는 생삼겹살 구이용 얇게 썰어진 것과 조금 두툼하게 썰어진 것 두 가지가 있고, 수육용 고기는 따로 있는 걸로 알아요. 어제는 토요일 저녁이라 아마도 고기가 얼마 남지 않았나 봐요. 생삼겹살이 보이지 않는다고 연락이 와요. 냉동칸의 대패삼겹살을 사진 찍어 보내오며 사 올까 물어서 냉장으로 사는 게 좋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생삼겹은 다 두꺼운 것만 남았다고 하길래 잘라먹으면 된다고 했어요.

 

 두둥~ 남편이 사온 것은 두꺼워도 너무 두꺼운 생삼겹살 수육용이었습니다. 엄청 두껍지요. 두꺼운 게 아니라 그냥 덩어리입니다. '자기야, 이건 두꺼워도 너무 두꺼운데' 하며 삼겹살을 구이용으로 썰 준비를 합니다. 남편이 집에 오면 바로 삼겹살 구워 먹으려고 팬을 예열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기썰기부터 시작이라니요. 웃음이 나와서 수육용 삼겹살 한 줄 꺼내서 자르다 말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H마트 생삼겹살 수육과 냉동 대패삼겹살 

 저는 H마트에서 삼겹살 산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가격이 얼마인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파운드에 $19.99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더 올랐을까요? 남편이 사진으로 보내온 냉동대패삼겹살이 파운드에 $14.99인 걸 보니 얼추 그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생삼겹살 수육은 가격이 $8.99이니 구이용 삼겹살에 비하면 반 값 이상 싸서 엄청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살고 계신 동네 삼겹살은 얼마인가요? 동네마다 물가가 조금씩 다르니 삼겹살 가격도 조금 다르겠지요. 

 

 본의 아니게 수육용 삼겹살로 삼겹살 구이를 해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H마트 생삼겹살 수육을 잘라서 구워먹고는 후기 올린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제 손으로 직접 삼겹살 고기를 썰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미국에서 살림하고 산지 어언 16년 차, 덩어리 고기 사다가 용도에 맞게 잘라먹는 게 익숙합니다. 나름 각 잡힌 수육용 삼겹살 몇 줄 썰기야 뭐 누워서 떡먹기죠. 

 

 코로나이후로 전세계적으로 물가가 올랐지요, 특히나 고기 가격이 많이 올랐었어요. 저희 동네 코스코에는 삼겹살이 있어요. 코스코 고기는 H마트보다 저렴해서 상태가 좋을 때는 사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스코 삼겹살을 작정하고 사러가면 있을 때도 있지만 없을 때도 많고요, 있다 해도 비계가 너무 많은 날이 있어서 선뜻 사 오지 못할 때도 있어요.

 

 대량이라 코스코 삼겹살 사기가 부담스럽다면, 또 적당량의 삼겹살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해서 삼겹살 구이를 먹고 싶다면 H마트 수육용 삼겹살을 썰어서 구워서 드시는 것도 살며시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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