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추천 써머캠프 Camp Huckins 리더쉽 & 아웃도어 써머캠프

학교 선생님이 미쳐갈 때쯤이면 방학해서 엄마가 미칠 때쯤이면 개학한다는 우스개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에 비하면 미국의 여름방학은 정말 깁니다. 지역에 따라 이미 여름방학을 맞은 곳도 있고요, 곧 여름방학을 맞게 되는 시기에요. 보통 1월이면 유명하다는 캠프들은 등록이 마감되는 게 미국의 현실입니다.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야 아이들 캠프도 보낼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미 여름 방학 계획, 써머캠프 등등 계획하셨겠지만 어제 스피킹 스터디 회원님과 캠프 얘기 나누다가 생각나서 저희 둘째가 다닌 써머캠프를 소개드리려 해요.

저희 아이들 여름방학은 집에서 엄마표 여름캠프를 하며 보내기도 하고, 가족 여행도 하고, 책도 실컷 읽고 친구들과도 놀고... 그럼에도 3개월 정도되는 미국의 여름방학은 깁니다. 저희 둘째가 6학년(중학교)부터 다닌 리더쉽 & 아웃도어 써머캠프 Camp Huckins(YMCA)입니다.

♣ 리더쉽 & 아웃도어 여학생 써머캠프 Camp Huckins(YMCA)

올해로 95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Camp Huckins는 여학생 캠프에요. 자연 속에서 최소 2주간 먹고 자고 생활하며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하고 옵니다. 각 세션이 2주씩 나누어져 있어 최소 2주 단위로 캠프가 구성됩니다.

https://camphuckins.org

Camp Huckins(YMCA)를 우연히 알고는 지원 가능한 3학년때부터 매해 시도했는데 3년동안 이 캠프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둘째가 6학년 되는 그 해에도 캠프에 되지 않아 어필 레터(appeal letter)를 보냈어요. 우리 아이가 이 캠프에 너무 가고 싶어 벌써 3년째 지원했는데 못가고 있다, 어느 세션이라도 좋으니 자리가 생기면 연락해 달라고요. 이미 여름 방학을 맞아 그 해에도 안되나보다하고 포기하고 있을 무렵, 반가운 이메일을 받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둘째아이는 Camp Huckins 캠프를 경험하게 되었어요.

일단 이 캠프는 한 번 등록이 되면 그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등록하고 나면 매해 가기 쉬워져요. 그 다음부터는 어느 세션을 갈지 본인이 정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답니다. 그럼에도 매해 11월 1일 캠프 지원이 시작되는 날이면 아이들 학교에 내려주고는 집으로 달려와 캠프 등록부터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둘째는 매해 여름 Camp Huckins(YMCA)를 마치고 오면 다음해 여름까지 다시 캠프에 갈 생각으로 열심히 생활했대요.

Camp Huckins를 경험한 아이들은 여름방학이면 Camp Huckins를 가는 것을 당연히 여기며 손꼽아 기다려요.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온 정말 다양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도 하고요. 친구들끼리 약속해서 다음해 같은 세션에서 다시 만나기도 해요. 첫 날 캠프에 내려주면 설레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캠프 마지막 날에는 모두가 헤어지기 싫어 부둥켜안고 울고 또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이제 추억이 되었어요. 둘째는 프랑스에서 온 친구랑 많이 친해져서 지금도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이번 여름 언니가 인턴쉽하는 프랑스 파리에 잠깐 가 있으면서 기회가 되면 이 친구도 만난다고 요즘 얘기 중이에요. 안타깝게도 동양아이들을 Camp Huckins에서 보기쉽지 않아요. 저희 아이 혼자이거나 한 두명 있을까 말까한 정도에요. 아카데믹한 캠프가 아니다보니 동양인들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일 거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미국문화는 소속감을 중요시하는지 각 단체마다 굿즈(Goods)들이 다양하게 있어요. 둘째도 Camp Huckins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티셔츠, 바지, 모자, 반다나 등등 매해 갈 때마다 기념으로 챙겨와요. 그리고는 자랑스럽게 입고 다녀요. 한번은 여행갔다가 어느 매장에 잠깐 들렀는데 한 미국할머니께서 오셔서는 자신도 Camp Huckins 출신이라며 그곳에서 있었던 경험들 얘기하며 얼마나 반겨주시던지요. 한번 Camp Huckins 패밀리는 영원하다나요. 암튼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이런 문구도 떠오를 정도로 그들의 유대감은 대단합니다.

둘째는 캠프생활하며 단련되어 자기 짐정리하고 챙기고 이런 것도 아주 잘합니다. 쓰고 보니 마치 군대보낸 느낌이네요. 이곳에 가면 일단 외부와 단절입니다. 휴대폰, 컴퓨터 등등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부모님, 친구들과도 오로지 편지로만 연락가능해요. 둘째가 Camp Huckins에 가면 아이도 저에게 편지를 쓰고, 저역시 연애편지 쓰듯 매일 둘째에게 편지를 썼었어요. 이 시간이 둘째에게는 한글공부하는 기회이기도 했어요.

아이말로는 학교와 집을 떠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Camp Huckins에 대해 얘기해요.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쉽지 않았겠지만 단체생활하며 배우는 것도 많았고, 낯선 환경에서 여러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잘 지내는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소 예민하기도 한 둘째에게 Camp Huckins 캠프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저나 남편 모두 미국에서 학교 다닌 경험도 없고 미국문화를 잘 알지 못하니 아이들을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워 했는데 다행히 이 캠프에서 멘토로 삼을 좋은 언니들, 친구들을 만난 듯 해요. ㅇㅇㅇ이가 이런 얘기를 해줬는데 참 좋았어 등등 아이가 캠프에 다녀오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줘요. 어떤 얘기들은 평소에 저도 했던 말인데 엄마말은 그냥 그런가보다 흘려듣고, 캠프에서 언니들이 해준 얘기는 마음깊이 새기고 오는 전형적인 사춘기 소녀 모습도 보여주었답니다. 똑같은 얘기라도 누가 어디서 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니까요.

여담이긴 하지만 제가 아는 Camp Belknap 출신 한국 남자아이가 딱 한 명 있는데 그 아이도 몇 년 전 하버드에 합격했어요. 물론 그 아이가 대입원서에 그 이야기를 썼는지 안썼는지 모르겠어요. 헌데 그 아이도 저희 둘째처럼 이 캠프 가는 것을 매해 기다렸을 정도로 좋아했었다고 들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캠프 출신아이들의 하버드 입학률도 높다라는 카더라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이 캠프를 추천하는 게 아니라 아카데믹한 캠프가 아니라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적을 올리거나 학과과목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우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 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생활하며 배우는 것이 많은 캠프라고 생각해요.

♠리더쉽 & 아웃도어 남학생 캠프,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Camp Belknap(YMCA)

https://campbelknap.org

♣ Camp Huckins 95회(2022년) 시즌 정보

https://camphuckins.org/wp-content/uploads/2021/10/2022-season-letter.pdf

수상스키 타기 한번에 성공한 둘째에요. 동영상이 있는데 제가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 나중에 시도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영상도 직접 찍어서 보내주었어요.

♣ Camp Huckins 활동내용

https://camphuckins.org/about-us/activities/

둘째는 매년 열심히 생활하고 방학이 되면 Camp Huckins 가는 걸 손꼽아 기다렸어요. 캠프 장기자랑에서 개인기를 선보인다고 연습도 하고요. 쿠키먹기 대회에서 쿠키 73개를 먹고 일등을 해서 온가족을 놀라게 하기도 했어요. 캠프가는 날이면 뉴햄프셔로 가는 차 안에서 '올해도 Camp Huckins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늘 깍듯이 인사했어요. 둘째는 6학년부터 9학년까지 매년 Camp Huckins를 갔고, 그 이후에는 아쉽게 코로나바이러스로 못 갔어요. 10학년부터는 따로 리더로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는데 코로나로 모든 게 취소되어 많이 속상해 했어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하이스쿨 여름방학에도 내내 계속 참여했을 거에요.

Camp Huckins는 여름동안의 캠프 말고도 가족캠프와 주말에는 엄마와 자녀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참여는 5세 이상부터 가능합니다. 미국의 다양한 캠프문화를 살펴보시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긴긴 여름방학,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또 아이들이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 보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