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가족 와인파티를 한 이후 이 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어요.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가족이 집에서 지내는데도 다 같이 모여 와인 한 잔 하기가 쉽지 않아요. 간간히 남편과 맥주 한잔씩은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마시는 와인은 색다르죠. 아이들이 크니 함께 와인도 마시고 좋아요.   

 

 '대학에 보내기 전에 술을 가르쳐서 보내라'라는 지인분의 조언을 몸소 실천 중입니다. 미국은 대학에 가면 기숙사 생활을 주로 해요. 특히나 대학 신입생(freshman) 때 기숙사 생활은 의무(mandatory) 사항인 대학이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독립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독립을 빨리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만 해도 한국에서는 대학에 들어가도, 또 대체로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과 같은 집에서 살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이 모두 집을 떠나고 나면 겪게 되는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이 미국에서는 아이들을 대학 보내면서 시작되니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도 한국에 있는 엄마들보다 더 빨리 찾아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에게도 곧 닥칠 일이에요. 

 

 미국에서는 일단 대학에 보내고 나면 아이가 대학생활 뿐 아니라 기숙사에서도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고 부모들이 지낼 수밖에요. 지인댁은 종교상의 이유로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집안인지라 아이가 대학가기 전까지 술을 마셔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 친구에게서 전화를 받게 됩니다. 아이가 지금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요. 기숙사에서 친구, 선배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기절을 한 거예요. 너무나 놀란 친구들은 무조건 911에 전화를 걸었고, 그다음 집으로 연락했다고요. 이유는 알콜성 쇼크, 지인분의 아이는 술을 마셔본 적이 없어서, 자신의 주량을 전혀 모르는 데다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채 술을 마셨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던 거예요. 이 경험을 한 지인분은 그 뒤로 대학 가는 자녀가 있는 집에 꼭 이런 조언을 해주십니다. 종교의 이유를 떠나 아이들 보호 차원에서 대학 보내기 전 집에서 술을 마셔보게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서 말씀하세요.

 

 술 마시면 각자의 습관이 있죠. 전 술이 들어가면 일단 기분이 좋아져 실실 웃다가 자요. 술을 마시면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요, 원래도 잘 웃는 사람이 더 잘 웃어요, 그리고 잠이 막 쏟아져서 아주 꿀잠을 자요. 유전자의 힘이 무서운지 두 딸 모두 알코올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얼마나 잘 웃는지 몰라요. 그 모습이 예뻐서 아이들과 한 잔 하는 시간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어요. 큰 아이가 10학년 때 인터내셔널 대회에 참여하느라 그 해 여름 방학 온 식구들이 독일에 다녀왔어요. 간 김에 유럽 몇 나라를 돌아보았고요. 더운 여름날 체코 프라하 성과 반대편에 있는 수도원을 구비구비 걸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맥주를 한 잔을 마셨어요. 요때만 해도 둘째는 어려서 한 모금으로 만족했고요. 파란 하늘 아래 빨간 지붕들이 인상적인 체코 프라하! 그리운 빨간 지붕의 추억에 잠깐 빠져봅니다. 

 

체코 프라하

 큰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 마시는 기념으로 마시기 전 맥주잔을 들고 있는 아이 사진을 한 장 찍고, 맥주를 마신 후 사진을 찍었는데 얼굴 표정이 너무나 확연히 다른 거에요. 비포 & 애프터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 사진으로 지금도 그 사진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와요. 이 녀석도 알코올이 들어가면 쌩글쌩글 너무 잘 웃는구나. 두고두고 온 가족에게 웃음을 주고 있답니다.

 

 날이 날이니 만큼 크리스마스나 생일같은 특별한 날에는 맥주보다 와인이죠.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와인 추천해드릴게요. 저는 음식도 와인도 아무것도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고 마십니다. 없어서 못 먹쥬~ 먹는 것뿐 아니라 생각해보면 가리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아이들과 처음 함께 하는 와인인지라 좀 찾아보고, 친구들이 추천해 준 것들에서 하나씩 하나씩 시음해 보고 있는 중이에요.

 

 와인은 크게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 두 종류가 있어요. 화이트 와인은 모스카토나 버니니 같은 달달 & 스위트 와인으로 와인셀러한테 첫 와인을 부탁하면 주로 추천해 주는 와인에 입문하기 좋은 와인입니다. 이에 반해 레드 와인은 좀더 종류도 많고, 그러다 보니 달달한 맛보다 와인의 깊고 심오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와인의 도수는 다양합니다. 낮게는 2도부터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적어도 명색이 알콜인데 너무 음료 느낌 나면 알코올로써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10도 내외 와인을 좋아합니다. 아무리 맛 좋기로 유명한 와인일지라도 함께 먹는 음식과 어울려야 좋지요. 저희는 주로 저녁에 식사와 함께 치즈와 라즈베리, 블루베리, 포도 등의 과일과 같이 마셔요. 가족 와인 파티를 하면 아이들이 치즈 플레이트를 만들어요.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 가면 다양한 치즈가 적당양 패키지에 있어 이것저것 여러 치즈를 시도해 보기 좋아요. 가족과 함께 한 모스카토, 리저브, 로제 와인 등을 마셔본 간단 후기 올려 봅니다. 

 

◈ 모스카토(Moscato)

  향(아로마 Aroma)이 강한 화이트 품종으로 고대부터 지중해 지역 전반에 걸쳐 제조되었다고 해요. 달고 순하며 향이 좋아 술 잘 못하는 분들이나 술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와인입니다. 와인 입문은 모스카토로 주로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의 첫 와인으로 당첨된 와인은 바로 모스카토 입니다.

 

리저브(Reserve)

 와인 이름에 비축하다는 뜻이 있어 궁금해서 찾아보았어요. 와인에 리저브라는 단어 사용에 규제를 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별다른 뜻이 없고, 소비자들에게 이 병 속에 담긴 와인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사용했다는 말이 있어요. 그렇지만 와인 숙성에 따라 5년 된 와인에만 이 리저브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나라, 예로 스페인리오하에서는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요. 

 

로제 와인(Rose Wine)

 분홍빛이 도는 로제 와인은 포도 껍질과 과육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색이 우러나오면 껍질을 제거한 채 과즙으로 제조하는 와인이라 이 복숭아 빛 예쁜 분홍빛깔이 나온다고 해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중간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맛은 화이트 와인에 더 가깝습니다. 이 로제 와인은 특히나 회와 잘 어울려요. 한마디로, 스시-프렌들리 와인(sushi-friendly wines)이라 할 수 있어요. 영어에서 'ㅇㅇ-friendly' 라는 말이 붙으면 'ㅇㅇ 친화적인' 이란 뜻이에요. (친환경적인, 환경친화적인: eco-friendly/ 사용자 친화적인: user-friendly) 아무리 맛 좋기로 유명한 와인일지라도 함께 먹는 음식과 조화롭게 어울려야 좋지요. 회를 먹을 때 와인을 잘못 선택하면 자칫 비린맛을 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신중히 와인을 골라야 해요. 

 

 

 

 

 

 

 

 

 

 

vietti cascinetta moscato d'asti: 이탈리아 모스카토 다스티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이 처음으로 함께 마신 와인이에요. 이탈리아 와인으로 별 다섯 개의 리뷰 좋은 대표적인 샴페인 & 스파클링 와인이에요. 그래서 아이들과의 첫 와인으로 당첨된 와인입니다. 도수는 5도로 달달하니 맛있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요. 달콤한 향까지 잘 어우러져 저희집에서도 첫 와인으로 성공이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좋아해서 만족도 높은 와인으로 다음에 다시 마셔야 할 와인으로 이름을 남겼어요. 알코올 도수 5/ 가격 15-17불선

 

BAREFOOT CELLARS MOSCATO: 캘리포니아 모스카토

캘리포니아산 모스카토에요. 복숭아와 살구가 어우려 저 달콤한 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으로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마시기 좋은 와인이에요. 도수는 8.5로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끝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BAREFOOT 브랜드 와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해요. 와인계에서 나름  유명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고 해요. 알코올 도수 8.5/ 가격 5-7불선     

Graham's Six Grapes Reserve Port: 포루투갈 리저브 

이번 봄방학 시작하며 마신 포루투칼 와인이에요. 잘 익은 자두와 체리의 깊은 풍미를 함께 느낄 있는  와인으로 별 4.6으로 리뷰도 좋은 리저브 와인이에요. 도수는 19. 5로 쎈 편인 데 맛이 달달해서 그런 줄 모르고 마시게 되었어요. 병에 포도 세알씩 여섯 개 묶음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다음에 와인 사러 갔을 때 기억하기도 좋겠어요.  알코올 도수 19.5/ 가격 15-22불선                                                                                                                                       

Green Rows Willamette Valley Rose of Pinot Noir: 회와 잘 어울리는 와인

봄방학을 아쉽게 마무리해야 하는 지난 일요일, 제 생일이었어요. 

이날 저녁은 스시와 사시미, 새우튀김, 각종 치즈, 라즈베리, 블루베리, 포도에 케이크까지... 많이 먹었네이 로제 와인은 약간 신맛이 나는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에요. 알코올 도수 12/ 가격 15-18불선

 

이렇게 가족과 와인파티를 한다고 하니 와인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들이 앞다투어 와인 소개를 해주어 앞으로 마셔볼 와인들이 많아요. 마셔보고 기록으로도 남겨봐야 겠어요. 추천할 만한 좋은 와인 있으면 알려주세요. 

 

 달콤한 맛과 향 추천 와인과 치즈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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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이가 집에 왔으니 가족 와인 파티를 빼놓을 수 없지요. 낮에 두 딸들과 함께 트레이더 조에 다녀왔어요. 코로나 이후 장 보러 가는 걸 최소화하며 지내지만 큰아이가 캠퍼스로 떠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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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통나무 케이크과 달콤한 와인 추천-크리스마스 가족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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