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했지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큰아이가 대학 신입생 시절을 집에서 보내면서 온라인 튜터링을 시작했어요. 하이스쿨 시니어 때도 했었지만 좀 더 전문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저도 타국에서 조금 먼저 아이를 키운 엄마로 도움이 된다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아이가 가르치는 어머님들과 이런저런 말씀들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특별히 사춘기를 겪었었나 싶어요. 어느날 엄마께 여쭤보니 그런 건 없었지만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고는 엄마가 좀 서운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어려서부터 엄마 껌딱지로 엄마와 많은 걸 공유하는 딸이었어요. 엄마는 집안에 앉아서 제가 다니는 학교 소식, 친구들 얘기들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다 알고 계셨어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들어가고는 제 생활이 너무 바빠졌어요. 아침 일찍 학교에 가서 야간 자율학습이란 걸 9시, 10시까지 하고 집에 오면 금세 11시가 되고 엄마랑 예전처럼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에너지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딸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문 꼭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당시 엄마는 이해는 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세요. 사실 그때 제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거나 엄마랑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중학교 때와 달리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 어쩔 수 없던 시기였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럼에도 엄마는 서운한 마음도 들고, 또 나름 걱정도 하셨겠지요.
저역시 엄마가 되어 두 딸을 키워보니 그때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곤 해요. 아이를 갖는 순간부터 아니 아이를 가지려 마음먹는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을 거예요.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그러다 보니 그 열정이 너무 지나칠 때도 있고, 또 얼마만큼 해야 좋은 엄마인지도 잘 모를 때도 있고요. 저는 아이들 나이였을 때, 엄마와 함께 했었던 좋은 경험들 생각해보고 아이들에게 해주려 해요, 또 이럴 땐 엄마가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실수도 많았고, 여러 시행착오들을 겪었답니다. 엄마 자리가 참 어려운 자리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엄마는 늘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면서도 걱정하고 또 걱정하는 자리가 엄마라는 자리지요. 얼마전 사춘기, 9학년 아이를 둔 어머님 한 분과 이메일을 주고받았어요. 제가 드렸던 이메일을 가져와 봤습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인 걸 알지만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가 되기도 해요. 혹시라도 사춘기 자녀를 둔 다른 어머님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올려 봅니다.
제가 오지라퍼에요. 지난번 [오늘의 영어]에서 오지라퍼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오지라퍼를 뜻하는 여러 단어들 중에 busybody란 말이 저에게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신경 쓰고 챙기느라 늘 몸이 바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