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치과 정기첵업이 있어 캠브리지에 갔다가 가까이에 있는 캠브리지 H마트에 들렀어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첵업을 하고나면 바로 옆에 있는 H마트에 가서 장보는 일정으로 마무리해요. 벌링톤에 있는 H마트보다 캠브리지H마트는 규모가 작아서 금세 둘러봐요. 사실 이름만 H마트라고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었지요. 그리고 땅값 비싼 캠브리지에 위치하고 있기에 똑같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가격은 더 비쌉니다. 거기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지나가면서 가격표보고 계속 놀랐어요.
떡 파는 코너에 가면 족발, 김밥 등등 있어요. 한번도 H마트에서 족발을 사먹어 본 적이 없는데 둘째가 족발을 먹겠답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족발 먹어봐서 그 맛을 아니 먹고 싶었나봐요. 양이 제법되어 보이는데 친구들이랑 먹겠다고 해요. 하버드 학생식당은 맛없기로 유명합니다. 여튼 단백질이 부족하다고 하고, 콜라겐도 섭취해야 한대요. 떡도 담고요. 날씨가 추워지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고, 즉석 육개장이랑 황태해장국, 우동도 하나 샀어요. 햇반도 어찌나 비싸던지요.
그리고 구운 옥수수 꼬깔콘이 한참 전부터 먹고 싶다고 해서 과자 코너로 갔어요. 어머나 세상에 꼬깔콘 한 봉지에 6.99불이네요. 제가 깜짝 놀라니 아이도 놀라서 그럼 안먹겠다고 그러는 거 먹고 싶었던 거니 한봉지 사라고 했어요. 꼬북칩 바닐라맛을 보고는 먹고 싶어해서 그것도 하나 담고요. 그나마 $4.99로 꼬깔콘보다 싸게 느껴집니다. 농심 꼬깔콘은 왜이리 비싼거죠? 한국에서 꼬깔콘은 얼마인가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여튼 과자값이 엄청 올랐어요. 강제로 과자끊어야 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카트에 뭐 담은 것도 별로 없어요. 얼마 나왔을까요? 그런데 계산하니 117불이 나왔어요.
큰아이는 음식해서 학교로 보내줄까 했더니 괜찮다고 했었어요. 딱 한번 고등어 먹고 싶다고 해서 지인분이 같이 마트에 가서 사주셨고, 그외에는 식당에서 먹으니 괜찮다고 했어요. 원래도 음식 투정도 없고 주는대로 먹는 아이라 또 한국음식 몇 달 안먹어도 괜찮다고요. 집에도 자주오니 집에와서 또 먹고 가면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게 날씨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캘리에 비해 보스턴은 일년에 겨울이 반 정도로 길고 추우니 뜨끈한 국물도 생각나고, 한식이 더 그리운 것 같아요. 둘째는 가까이 있으니 다음에는 음식 좀 넉넉히 해서 친구들이랑도 나눠먹게 챙겨가야 겠다 싶었어요. 학교가 집 가까이 있으니 챙길 게 더 많다고 행복한 투정을 부려봅니다. 대학에 가도 가까이서 이렇게 챙겨줄 수 있음에 감사히 여기고 기쁜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남편은 지금 코스코에 갔어요. 하버드 크림슨 기사를 보니 캠브리지 지역 상수도에 케미컬 이슈가 있다고 해요. 올 12월달 이내로 교체 작업 등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당분간은 브리타 정수기를 쓰지 말고 물을 사서 마시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아이들이 커도 이래저래 부모로서의 일은 끝이 없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게 많은데 고물가 시대라 점점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사서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살림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으로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