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아이를 낳으면 정말 잘 키우고 싶지만 아이 자체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 무시 못합니다. 저희 집 첫째는 본투비 범생이예요. 한번 무언가 시작하면 그걸 자기 스스로 그만둔다고 말하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고 계속해요. 마치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아무런 소리 없이 그냥 해 나가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감사하게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매일 꾸준히 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려서부터 배우게 되었어요. 바이올린 선생님은 네가 매일 시간 되면 밥 먹는 것처럼 바이올린 연습도 매일 해야 하는 거라고 가르쳐주셔서 초기 습관이 아주 잘 들었어요. 

 

 어린 나이인데도 학교다녀오면 간식 먹고 숙제하고 피아노 연습, 바이올린 연습을 타이머 맞춰서 매일 하는 모습에 제가 놀라기도 할 정도였어요. 아이들에게 무얼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직접 체감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타이머를 맞춰서 그 시간을 비교해 봤어요. 신나게 게임하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과 그에 비해하기 하기 싫은 악기 연습하는 시간을 놓고 직접 실험하며 얘기한 적이 있어요. 어른인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게임하고 웹 서핑하며 노는 시간은 재미있어서, 그냥 넋 놓고 하다 보면 얼마나 시간이 훌쩍 지나는지,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이 지나버려요. 반면 영어 공부하려고 하면 책 한 페이지 보는데도 집중이 안되고 딴생각도 나고 그럼에도 시간이 왜 이리 더디 가는지요. 그 이야기 후로 큰아이는 한동안 스스로 타이머를 맞춰놓고 매일 악기 연습을 했어요. 어느 정도 습관이 잡힐 때까지 스스로 그렇게 했어요. 

 

 언니가 이렇게 하는 것에 반해 둘째는 호기심 많고, 그런 호기심은 세상 모든 일에 어찌나 관심이 많은지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다는 게 너무 많은데다 갑자기 푹 빠져들었다가 금세 관심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좋게 말하면 뭐든 빨리 배우고, 터득하고  열정이 넘쳐는 아이였어요. 그런 만큼 또 금세 싫증을 내기도 하고요. 악기도 피아노, 바이올린으로 시작해서 클라리넷을 하기까지 한 가지를 파고 들어 하는 게 아니라 이것 조금, 저것 조금씩 하며 멀고 먼 길을 돌아돌아 갔어요. 한마디로 끈기가 없어서 어떻게 할까,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고민하며 키웠어요. 물론 성향이 다른 아이들 키우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아롱이 다롱이 각각 다른 아이들 키우는 재미도 있습니다. 큰애같은 범생이 스타일은 아니지만 장난기도 많고 엉뚱하기도 한 둘째는 저희 집 귀염둥이예요. 둘째 별명 중 하나가 귀염둥이예요. 

 

 범생이 큰아이와 달리 둘째에게 썼던 제 비밀 무기는 바로 밀당이었어요. 

둘다 딸이니 뭐든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던 저에게 둘째를 키우면서 정말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범생이 큰아이에 비하면 둘째는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였어요. 이런 아이의 성향을 알게 되기까지 시간도 걸렸고요. 예를 들면, 악기를 배우다가 한 번씩 좌절하며 그만하고 싶다고 할 때는 그 자리에서 해결을 보지 않고 "생각해보자, 선생님과 상의해 보자, 지금 우리 ㅇㅇ이가 힘들구나, 엄마가 뭐 도와줄 게 없을까...." 하며 시간을 끌었어요. 한마디로 시간 끌기, 시간 끌기로 그 시간을 버텨냈어요. 실제로 선생님과 상의도 했었고요. 무엇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면서 고비를 넘기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즐기며 했어요.

 

 악기 배우는 것뿐 아니라 다른 것에서도 이 사이클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어요. 아이가 한 번씩 얘기할 때면 '아, 또 그때가 왔나 보다' 속으로 생각하며 시간 끌기를 했어요. 그 자리에서 "너는 왜 이렇게도 뭘 끈기 있게 못하는 것이냐? 언니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잘하는데"하며 아이를 비난하지 않고, 비교도 하지 않았어요. 또는 화가 나서 "그래, 집어치우자"하며 말하지 않았어요. 아이의 말에 일일이 감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대신 원인이 무엇인지,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는지 물어보고 아이와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둘째랑은 얘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버드 합격 후 받은 패키지와 하버드 동상, 도서관 와이드너 

 금세 싫증 잘내는 둘째가 하버드에 합격하다니 놀라운 일이지만 또 그만큼 열정이 있는 아이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의 성향과 장점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대화를 많이 나눈 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어른인 저도 매일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야 하는 건 알지만 어떤 날은 영어공부 하기 싫은 날도 있거든요. 아니 사실 영어공부 하기 싫은 날이 많은 게 당연하지 않은가요. 물론 영어공부가 너무 재미있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은 오로지 영어공부만 하고 싶다 하는 날도 가끔 있기도 하지만 사람인데 어찌 맨날 영어공부가 재미있기만 하겠어요. 영어공부 안 하고 놀고 싶은 날이 더 많지요. 세상엔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하기 싫은 날도 마음 꼭 부여 다잡고 습관의 힘, 꾸준함의 힘을 믿고 묵묵히 해나가야 하는 것도 알아요. 또 그 고비를 넘기면 아무렇지 않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듯, 아이도 똑같았어요.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또 한동안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인내가 필요합니다.엄마로서의 역할은 아이에게 무얼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옆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며 용기를 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미국에 제 의지로 와서 살게 된 게 아니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저는 영어공부를 하면서 아이들 마음을 더 잘 이해되기도 했어요. 또 이렇게도 하기 싫은 영어공부지만 조금씩 나아져 가는 엄마모습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엄마가 아직도 영어를 잘하지 못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또 스터디를 이끌면서 스스로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요. 좋은 분들과 영어공부도 함께하니 요즘은 영어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 또 저희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행운이었던 것처럼 저 역시 우리 스터디 회원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어쩌다 보니 또 기승전 영어공부가 되었네요.

 

  저는 무얼 배우든 그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반복과 꾸준함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아이 키우면서 당장 당장 그 자리에서 답을 주지 마시고 시간 끌기로 밀당을 하시라고, 잠깐씩 찾아오는 그 고비고비를 현명하게 넘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엄마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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