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미국 생활 15년 동안 저는 영어를 잘해보고 싶어 원어민 튜터도 받아봤고, ESL 코스, 도서관 프로그램, 온라인 스터디, 독학 등등 여러 형태로 영어공부를 해 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했던 영어 온라인 스터디에 대해 잠시 말씀 나누려고 해요. 

 

 그 영어 스터디는 처음 38명이 시작했어요. 저는 리더가 아닌 스터디 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초반부에 스터디 방법이나 형태에 대해 불만이신 분들은 일이주 안에 모두 나가셨어요. 그렇게 한 차례 회원 정리가 됩니다. 또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기충천했던 처음과 달리 점점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해요. 그러다 1년이 지나니 4명이 남았어요. 그 중간에 2기 회원이 모집됩니다. 스터디가 진행됨에 따라 영어공부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영어 학습량과 숙제가 오히려 줄게 되고, 여러 일들이 있었어요.

 

 어떻게든 스터디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한번 의욕이 사라진 스터디에, 더구나 리더가 스터디를 지속하고자하는 마음이 없으니 결국 스터디는 없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학도 하고, 휴가 기간도 가져보며 기간을 연장해 보았지만 2기 모집 후 8개월이 지나 스터디는 문을 닫게 됩니다. 1기에서 저 혼자, 2기에서 어느 한 분이 남게 되었어요. 그 분은 여전히 저랑 같이 영어공부를 하고 계세요. 우린 서로를  서바이버(survivor 생존자)라고 불러요

 

 스터디가 지속되려면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절대 되지 않습니다. 특히나 직접 만나 함께 공부하는 형태가 아닌 서로가 어디에 사는지, 얼굴도 이름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만나 하게 되는 온라인 영어 스터디인데 오죽하겠습니까? 그냥 나타나지 않으면 되니까요. 그 신호는 바로 숙제로 나타납니다. 한 분, 한 분 올라오는 숙제가 줄어듭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어가면서 서서히 조용히 스터디는 사라지는 것이죠.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들쑥날쑥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숙제가 한번 밀리고, 두 번 밀리고, 몇 번 이런 식으로 밀리게 되면 나중에는 하기 싫어지고 흥미를 잃게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지요. 

 

 작년 코로나바이러스 초기에 저는 영어 북클럽에 들어갔어요. 그때 당시 제 번호가 7번, 기존에 있던 북클럽에 제일 늦게 들어가게 되어 그 북클럽 마지막 번호인 7로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 번호가 점점 앞으로 당겨집니다. 어느 순간 제가 1번이 되었어요. 10개월이 지나자 처음 북클럽에 함께 했던 분들이 아무도 남아계시지 않게 되었어요. 그 와중에 새 회원을 계속 모집했으니 북클럽은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살면서 제가 무언가를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어요.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그런데 영어공부를 혼자 하다가 스터디나 북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한번 시작했다고 해서 고집스럽게 끝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습관으로 자리 잡힐 때까지만 버텨 본다면, 그 다음 습관이 되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단계까지 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시련의 끝에는 언제나 새로운 길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 시련을 지나 끝자락에서 새로운 길을 만날 때까지 영어공부를 해보면 어떨까요. 영어를 잘하면 인생의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거에요. 사실 영어를 잘하는 것까지 바라지 않고, 영어로 인해 일상생활의 불편함이라도 없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영어공부하다가 지칠 때면 이렇게 한번씩 마음을 다잡아 보면 어떨까 싶어요.  

 

 영어 실력이 뛰어나기로 알려진 가수 성시경이 영어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라고, 일명 '영어 공부의 엉덩이론'을 펼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떻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비법을 묻는 답변에 엉덩이 붙이고 영어 공부하기, 즉 진득하니 앉아서 영어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가수 성시경이 영어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를 듣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게 포인트구나 싶었어요. 저도 팝송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 공감하고 있습니다. 노래로 흥얼흥얼 하며 익히는 영어는 기억에도 오래 남고, 또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영어낭독도 마찬가지고요. 언어니까 소리 내며 공부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잘하든 못하든 저는 그냥 자리 지키고 있습니다. 제 성향을 파악하신 분들은 이제는 그냥 제 옆에서 같이 영어공부하면 되는 거라고 농담삼아 말씀하시기도 하세요. 급한 성격과 달리 무거운 엉덩이가 영어공부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괜스레 위안을 삼아 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영어는 매일 꾸준히 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생각에 이제는 예전처럼 마음 급할 것도 없고, 서두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묵묵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똑같이 할 거고요. 이렇게 매일매일을 영어로 꾸준히 채우다보면 내가 원하는 영어, 영어에 있어 새로운 길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어를 노래로도 즐겨보시겠어요. 영어환경 만들기로 팝송도 함께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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