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학생이라고 하면 '몇 학번이야'라고 묻게 되지요. 졸업하고 나서도 '나 몇 학번이야'하며 나이대신 말하기도 합니다. 즉 한국에서는 입학년도를 말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입학년도가 아닌 졸업년도로 말해요. class of 2024, class of 2026 이런 식으로요. 저희 두 아이들 대학 졸업년도에요. 미국에서는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모두 졸업년도로 말해요. 아이들이 어려서는 별로 관심없었는데 대학생이 되니 몇 학번인지를 영어로 어떻게 말하나 궁금했어요.
둘째는 올 6월 초, 하이스쿨을 졸업했어요. 졸업시즌이 되면 곳곳에서 졸업년도가 적힌 사인을 볼 수 있어요. 2022년,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class of 2022입니다. 큰아이는 코로나가 한창인 2020에 하이스쿨을 졸업 했어요. 그때 학교 선생님께 받은 카드에 class of 2020이 써 있어요.
한국처럼 '몇 학번이야'에 해당하는 똑같은 말이 영어에는 없지만 비슷한 개념이 졸업년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은 몇년도에 입학했는지,
미국은 몇년도에 졸업했는지를 알려줍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입학하는 해 + 4년 = the class of 0000
그래서 올해 대학에 입학한 둘째의 경우
입학하는 해(2022년) + 4년 = the class of 2026, 2026년 졸업생
미국 대학에 합격하면 졸업년도가 찍힌 합격증과 학교기념품 등을 받게 됩니다.
왼쪽은 큰아이 스탠포드 아이디 카드고요. 큰아이는 2020년 입학해서 졸업년도인 2024가 적혀있어요. 그리고 올해 대학입학한 둘째가 받은 하버드 대학 합격 패키지에요. 2022년에 입학하니 여기에 4년을 더해 졸업년도 2026이 씌여있어요.
미국대학은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하기 어렵다고 알려져있죠. 그래서일까요? 졸업에 의미를 더 부여하는 느낌입니다. 입학동기가 아닌 졸업동기, 여기서 궁금증이 생겨서 예전에 원어민 친구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중간에 개인사정으로 휴학, 갭이어(gap year)를 하거나 해서 그 해에 졸업을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고요. 그랬더니 그러면 다음해, 즉 졸업하게 되는 해로 말하면 된다고 해요. 미국은 입학한 해가 아닌 졸업하는 게 중요하다고요.
하버드대학은 합격하고 나면 아래 사진처럼 졸업년도가 찍힌 하버드 대학교 셔츠를 보내주는데요. 만약 갭이어를 해서 졸업년도가 바뀌게 되면 다시 학교셔츠를 보내준대요. 지인분 아이가 코로나로 갭이어를 하게 되니 학교셔츠를 다시 보내주었다고 해요. 학교셔츠뿐 아니라 합격증까지 둘다 다시 받았대요. 그만큼 졸업을 더 중시하는 느낌입니다.
한국과 영어권 국가들의 문화적 차이를 조금씩 느껴요. 어쩔때는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하나씩 배우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