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만 냥이면 눈은 구천 냥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눈은 우리 신체 중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오죽하면 심봉사가 공양미 삼백석에 딸 심청이를 팔았겠냐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지요. 우리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자랐나 싶게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시기가 있습니다. 발달학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팔다리가 길쭉길쭉해지는 시기부터 아이들 눈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빠른 신체 성장 속도에 맞춰 시신경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안과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시적으로 눈이 나빠졌다가 다시 좋아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환경에서 눈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한번 떨어진 시력은 다시 좋아지기 어렵습니다. 저희 두 아이들은 드림렌즈를 착용한 지 벌써 9년 차가 됩니다.
드림렌즈는 드림이라는 말 그대로 수면 중 착용하는 렌즈를 말합니다. 잠자는 밤 동안 최소 6-8시간 렌즈를 착용하여 각막의 모양을 변형시켜 낮 시간동안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원리는 원하는 도수만큼 각막의 중심부를 눌러서 근시 및 난시가 교정되는 것입니다. 드림렌즈를 착용하고 밤 동안 잠을 자고, 아침에 드림렌즈를 빼면 시력이 교정된 효과를 갖습니다. 이 효과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유지된다고 하는데, 아이마다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큰아이는 이틀 정도까지 드림렌즈를 밤에 끼지 않고(매일 껴야 좋지만 어쩌다 못 끼고 잔 경우)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반해 둘째 아이는 하루라도 밤에 착용하지 않으면 다음 날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밤 잠 자기 전에 무슨 의식(?)을 수행하듯 눈에는 드림렌즈를 끼고, 교정을 마친 뒤라 이에는 리테이너를 끼고 잡니다.
제가 드림렌즈를 생각했던 것은 큰아이가 안과 첵업을 다녀와서 안경을 새로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피아노 악보를 볼 때나 책을 볼 때 무심코 찡그리는 모습을 보여 다시 안과를 찾았습니다. 그 시기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대로 눈이 급격히 나빠지는 시기였나 봅니다. 아이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도 눈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니 아이를 관찰해보고 시력검사를 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시력이 더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처럼 스크린 활동이 많은 세대들은 보통 초등 1학년 정도부터 아이들을 잘 관찰해 봐야 한다고 합니다.
드림렌즈의 효과
한번 나빠진 눈이 다시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성장기 급격한 성장발달로 일시적으로 눈이 나빠졌다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제 주변을 봐도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각종 게임등 이런 환경이 눈에 좋지 않은 것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드림렌즈를 끼면 눈이 좋아지냐는 질문을 하시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림렌즈를 끼면 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기 때 특히 급격히 시력저하가 올 때 덜 나빠지게 하고, 최소한 그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예방차원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낮시간 안경없이 생활하는 것의 만족을 손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운동을 할 경우에 드림렌즈의 만족도는 더 올라갑니다.
드림렌즈의 부작용과 관리
드림렌즈의 부작용이나 위험성은 거의 없습니다. 주의할 점은 드림렌즈 착용과 빼는 방법을 잘 숙지하고, 정기적인 단백질 제거 관리를 해주면 안전합니다. 저희집의 경우 캘린더에 체크해두고 한 달에 한번 드림렌즈의 단백질 제거를 남편이 해주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드림렌즈를 빼서 단백질 제거 용액에 일정 시간 담갔다 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드림렌즈 보존액에 담가 보관하면 됩니다.
드림렌즈를 착용하려면 하루 최소 6-8시간의 수면 유지를 해야 합니다. 그런 이유는 큰아이는 하이스쿨 주니어 때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고, 6시간의 수면을 보장하지 못해 콘택트 렌즈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제일 바쁜 생활을 해야 하는 하이스쿨 주니어, 11학년이 되면 둘째도 그렇게 되나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덕분에 대부분의 수업과 활동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관계로 오히려 잠을 더 많이 잘 수 있게 되어 드림렌즈 착용을 지금껏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2년간 키가 자라지 않아 이제 키는 다 컸나 보다 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키도 자랄 정도였으니까요. 마침 이번 여름 방학에 드림렌즈를 새 것으로 교체하면서 생각나서 잠시 드림렌즈에 대해 적어봅니다.
드림렌즈 가격
드림렌즈는 보험처리가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있습니다. 보험에 따라 조금 커버를 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또 드림렌즈를 취급하는 곳마다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드림렌즈를 하기 전에 꼼꼼히 체크해 봐야 합니다. 저희 아이들이 처음 드림렌즈를 맞춘 안과는 전직 공군이었던 백인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언제나 푸근하게 맞아주셨고, 지금 생각해보면 드림렌즈 가격도 합리적이었습니다. 드림렌즈를 언제 바꾸어야 하는 질문에 관리를 잘하면 오래 착용할 수 있다며 관리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셨고, 그 교체시기는 정기첵업할 때 확인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첵업을 갔는데 와이프가 많이 아파서 수술을 해야 해서 일찍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께서 은퇴를 하게 된다는 말씀과 함께 드림렌즈를 취급하는 다른 안과를 소개해주는 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11학년이 되면서 수면부족으로 착용하고 있던 드림렌즈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시력이 달라진 것 같아) 검사 후에 새 드림렌즈 하면 좋겠다 싶어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께서 소개해 준 곳에 예약을 하고 찾아갔는데 이곳은 완전 삐까뻔적 시스템화 되어 있는 규모 있는 안과였습니다. 이곳은 기본으로 드림렌즈를 맞추는 위한 검사비용과 드림렌즈를 계약하는 것으로 첫날 880불을 청구했습니다. 예전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은 드림렌즈를 시범 착용하고 잘 맞을 때까지 새로 맞추는 비용은 무료인데 반해, 이곳은 원하는 시력이 나오지 않을 경우 드림렌즈를 새로 맞추는 가격으로 매번 180불씩을 요구했습니다. 첵업비용도 별도였고요. 여하튼 방문할 때마다 꽤 많은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께서 소개한 곳이라 믿고 갔는데 환자 명단을 돈 받고 넘긴 것이었다는 얘기를 미국 친구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네, 제가 순진했던 것이지요. 이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환자들을 믿고 맡길 곳으로 넘겼겠지 하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고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환자 한 명당 계산해서 환자 명단을 다른 안과로 팔아넘긴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울며 겨자 먹기로 그곳에서 큰아이는 드림렌즈를 새로 맞추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최소 6시간이라는 수면유지를 못해서 원하는 시력이 나오지 않아 콘택트 렌즈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얼마전부터 둘째가 시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서 다시 드림렌즈 하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몇 년 사이 드림렌즈를 취급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리뷰 좋고, 집에서 가까운 안과에 예약을 하고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가자마자 바로 드림렌즈를 맞춰주지 않았습니다. 새로 드림렌즈를 맞추는 사람은 바로 검사하고 드림렌즈를 맞추면 되지만 이미 드림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각막이 변형되어 있는 상태라 본래의 시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로 검사하고 드림렌즈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약 4주간 밤에 드림렌즈를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신 활동을 해야 하는 낮 시간에는 콘택트 렌즈를 껴서 본래 각막의 모양으로, 아이의 시력으로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변형된 각막의 원래 상태로 돌아왔는지 체크한 다음 검사를 하고 맞춰야 보다 아이에게 잘 맞는 드림렌즈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듣고 보니 지난번 갔던 그 안과가 얼마나 엉터리 였나 싶었어요. 이곳 드림렌즈 비용은 1800불입니다.
드림렌즈 맞출 때 주의사항, 이런 안과는 피하세요.
- 드림렌즈의 효과를 과장하여 얘기하는 곳에서는 하지마세요. 드림렌즈의 효과는 나이가 어릴수록 좋습니다. 예로 제 미국 친구는 세 명의 자녀가 초, 중, 고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이 부모님이 세 아이 모두에게 드림렌즈를 해주었습니다. 그 집의 막내 아이와 저희 큰아이와 친구여서 이 친구의 소개로 할아버지 안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 집의 고등학생 아이는 저의 큰아이처럼 수면 시간 보장이 되지 않아 결국 콘택트렌즈로 돌아갔고, 둘째인 중학생인 아이는 효과가 그럭저럭이라고 했습니다. 초등학생인 막내는 효과가 확실했다며 어릴수록 드림렌즈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해 얘기했습니다. 드림렌즈를 할까 말까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께는 저도 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렇지만 중학생은 여유가 되면 해주시고, 고등학생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드림렌즈 비용 확인: 안과에 따라 맞춘 드림렌즈가 아이의 눈에 맞을 때까지 렌즈를 제공하는 곳과 새로 맞출 때마다 비용을 요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한번에 아이 눈에 맞는 드림렌즈를 맞출 수 있으면 좋지만 드림렌즈 착용 후 검사에서 각막의 변형이나 예상했던 시력이 나오지 않는다면 새로 맞춰야 합니다. 이게 몇 번의 과정이 더 필요할 수 있으니 드림렌즈 비용을 알아볼 때 이 부분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 드림렌즈 교체 시기에 대해 꼭 물어보세요. 만약 일년에 한 번씩 내지는 6개월에 한 번씩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말을 하면 그곳에서는 하지 마세요. 그곳은 정말 장사를 하는 곳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관리를 잘하면, 제 아이들의 경우를 봐도 2년 이상 착용할 수 있습니다.
- 드림렌즈를 잃어버렸을 때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 주세요. 드림렌즈를 처음 착용할 때는 익숙치 않아 렌즈 표면이 긁히거나 분실하는 등의 일이 있기도 합니다. 실제 둘째의 경우 자면서 눈을 비비서 밤새 빠졌었나 봅니다. 결국 그 조그만 렌즈를 찾을 길이 없어 새로 한쪽만 다시 맞췄습니다. 안과에 따라 이 비용을 커버해주는 곳이 있고, 아닌 곳도 있으니 미리 알아두세요.
- 드림렌즈를 착용하다가 새 드림렌즈를 맞춰야 할 때,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세요. '바로 맞출 수 있어'라고 한다면 그곳에서는 하지 마세요. 드림렌즈 착용으로 각막이 이미 변형된 상태 즉, 시력이 교정된 상태에서 드림렌즈를 맞추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이의 본래 시력으로 만들어 준 다음, 다시 검사를 해서 새로 드림렌즈를 맞춰야 아이 눈에 정확한 드림렌즈를 맞출 수 있습니다.
드림렌즈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검사초기에는 드림렌즈 착용 후 원하는 시력이 나올 때까지 자주 방문해야 하기도 합니다. 치아교정할 때 처럼 정기적인 방문을 필요하니 집과의 거리도 잘 생각해서 결정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