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미국에서 한국산 호미 인기가 좋습니다. 호미는 한국에서 주로 밭일을 할 때 사용하는 농기구입니다. 최근에는 정원 가꾸기용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실제 아마존 리뷰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자랑스러운 메이드 인 코리아! 지난달 남편이 호미 두 개를 아마존에서 구입했습니다. 마침 생일을 앞두고 배달이 왔길래 제가 생일 선물로 받겠다고 했어요. 호미를? 생일 선물로? 네, 나이 드니 이제 이런저런 스터프(stuff)들에 관심이 없어졌어요. 이런 얘기를 스피킹 스터디 그룹 회원님들과도 하곤 하는데요. 사실 미국 생활 15년이 넘어가니 집에 있을만한 것들은 다 있고, 옷도 너무 많고, 자질구레 이것저것 너무 많아요. 미니멀 라이프까지는 아니지만 있는 물건들을 살뜰히 쓰고, 물건을 살 때는 좀 더 신중히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이제 좀 삶을 정리하며 간소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물건에 쓸 에너지를 다른 좀 더 가치 있는 일에 쓰자 싶은 생각도 있고요.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이런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요즘 매일 저녁 준비하기 전 한 시간 정도씩 호미 들고 잡초를 마주합니다. 4월 중순에도 함박눈이 내리던 보스턴이지만 요즘은 제법 날이 따뜻해졌어요. 산들~ 산들~ 바람 맞으며 쭈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아요. 가끔 파란 하늘도 바라봐가면서요. 힘들기도 하지만 은근 중독되는 작업으로 힐링되는 시간이기도 해요. 이 잡초란 녀석도 얼마나 종류가 다양한지 시기에 따라 다른 모습의 잡초를 만날 수 있어요. 이름 모를 잡초지만 나름 세상에 나오는 패턴이 있어 이 녀석 다음에 어떤 녀석이 나오는지 이제 알게 되었어요. 사실 약을 치기도 해요. 그런데 약을 치기 전에 잔디에는 해가 없는지 살펴보고 약을 쳐야 해서 신중하게 약을 구입하고, 한 번에 마구 약을 치는 게 아니라 부분 부분 테스트를 해보고 안전하면 조금씩 조금씩 약을 쳐요. 남편이 이젠 선수가 되었어요. 

 

최고장인 석노기 한국산 호미 

Korean Garden Hand Tool ← 아마존 링크 바로가기 

최고장인 석노기 한국산 호미

 이제 세상이 좋아져서 이미지 넣고 구글링하면 잡초 이름과 잡초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요. 오죽하면 '구글링 하다'라는 표현이 나왔겠어요. 원어민들과 얘기 나눌 때도 서치한다라는 말도 하지만 구글링하다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특히 아이들은 구글링하다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는 듯해요. 하지만 구글링해도 어떤 잡초는 약이 아예 없는 것도 있어요. 바로 이런 녀석들 때문에 쭈그리고 앉아 호미 잡고 잡초를 뽑아야 해요. 하늘하늘 청초한 자태를 뽐내는 이 잡초는 무얼까 사진 찍어 이미지로 구글링 해보니 이름이 shepherd's purse weed래요. 약으로 처치되지 않는 잡초라서 직접 뽑아줘야 한대요. 

shepherd's purse weed/ 이미지로 구글링한 모습

 

 한국산 호미를 구입하기 전에는 전 주인이 거라지에 놓고 간 살림살이들에 호미 비스무리한 것이 있어서 그걸로 썼었어요. 그리고 예전 한국 방문할 때 사 온 모종삽이 있어 그걸로 썼었는데 이번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남편이 호미를 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일 선물로 덥석하고 받았답니다.  남편이 호미 두 개를 샀길래, 커플 호미냐고 물었더니 양손으로 하라고 두 개 샀다고 농담도 던져 주십니다. 암튼 써보고 한국산 호미에 반했어요. 정확히 목표한 잡초를 겨냥해서 호미질하면 딱하고 깔끔하게 잡초가 뽑혀요. 한국산 호미 완전 물건입니다.

 

영어로 호미는 hoe, homi(이제 영어로도 고유명사가 되고 있나 봅니다)라고 해요. 

 

호미 하면, "호미(hoe)로 막을 것을 가래(spade)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생각나죠?

일이 작을 때에 마무리하지 않다가 마침내 일이 커져서 보다 큰 힘을 들이게 됨을 뜻하는 속담입니다.  세상 어디에 살든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비슷하다 보니 영어로도 유사한 표현이 있어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영어 속담

♣ Prevention is better than cure.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

 

♣ A stitch in the saves nine. 

(제때 한 번 꿰매는 것이 나중에 아홉 번 꿰매는 일을 덜어준다.)

 

 이 시간에는 늘 NPR 팟캐스트를 듣고 있어요. 손으로는 호미 잡고, 귀로는 NPR 팟캐스트! 이제는 짝꿍이 되었어요. 한 순간도 영어를 놓을 수는 없지요. 가드닝할 때 한국호미 아주 딱입니다. 강력 추천하는 한국산 호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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