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불과 1년여 전,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 한창일 때만 해도 한국에 사는 가족들, 친구들은 미국이 한국보다 여러모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부러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2020년 3월 11일, 제가 살고 있는 보스턴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공립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마스크 조차 쓰기를 거부하는 여러 인종의 미국 시민들, 마트에 생필품인 휴지가 동나고... 미국의 민낯이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더군다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바이러스"라는 망언과 함께 아시안 타겟의 혐오범죄가 미국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미국 내 살고 있는 많은 아시안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또 다른 두려움을 느끼며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 후로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미국에 살고 있는 저를 더이상 부러워하지 않고 걱정 어린 시선으로 대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걱정되어 밖에 나가지 말라 대신 이제는 아시안 타겟 범죄가 무서우니 나가지 말라고 합니다. 아시안을 죽인다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미국에서 20년, 30년 이상 사신 분들도 요즘처럼 안전과 안위를 걱정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미국내 살고 있는 아시안들은 대부분 미국인들도 인정하듯 다른 인종에 비해 근면 성실합니다. 그 특유의 근면 성실함으로 미국 어디에서도 자리 잡고 살아가는 모습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혹여나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길까 하는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아시안들은 당해도 조용히 넘어가니까, 만만하니까 외면받고 "invisble"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동안 이런 불만들을 가지고 있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 부르면서 그들에게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처럼 이민 1세대는 영어가 완벽하지 못하니 나의 부족한 영어 때문에 차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로는 그런 크고 작은 차별을 받아와서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세, 3세들은 영어를 못해서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서 사회에 진출을 해도 유리 천장(glass ceiling: 여성이나 소수 민족 출신자가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회사 안에서 실력없는 백인은 쉽게 승진되고, 일 열심히 잘하는 아시안은 늘 뒷전이 되기 일쑤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학교 다니면서 느끼는 미국 내에 인종 간의 벽이 분명히 존재해서 때로 아시안 아이들은 이 인종 간의 벽에 갇힌 사고를 하기도 합니다. 

'나는 아시안이라서  ㅇㅇㅇ를 할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ATL 총격 범인/미주요언론 보도/타임지 에릭남 기고글

 이번(3월 16일) 조지아 애틀란타 총격 사건(2021 Atlanta spa shootings)으로 또다시 생각이 많아집니다. 미국 경찰은 공식 브리핑에서 이를 인종혐오 범죄가 아닌 범인의 성 문제로 "그에게 나쁜 하루였다"라며 치부해 버렸습니다. 이를 다루는 미국의 주요 언론에서 조차 사건의 사진을 '야릇한 조명이 켜진 스파업소'로 선정해 마치 이번 사건을 아시안 혐오 범죄가 아닌 범인의 성문제로 몰고 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범인은 백인이고, 이 사건이 조용히 다뤄지기를 바라는 모습이랄까요. 총기로 인해 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살인사건에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처음부터 희생자들의 추측성 직업이 나온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지금 이 총격 사건에서 희생자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에 초점에 맞춰질 게 아니라 범인이 특정 인종의 타운을 타겟으로 삼고, 총으로 난사한 전형적인 인종 혐오 범죄로 봐야 합니다. 

 

 3월 18일에는 시애틀 스파에서도 모방 범죄로 보이는 총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는 뉴스를 전해들었지만  강력 처벌되어 더 이상 이런 모방범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뉴욕시 퀸즈에서는 10대 아시안 학생이 집단 폭행당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 내 아시안 혐오 범죄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애틀란타 출신인 에릭남이 타임지에 애틀란타 Hate Crime에 개념 있는 글을 써 주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더 크게 목소리를 내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에릭남

time.com/5948226/eric-nam-anti-asian-racism-atlanta/

 

If You're Surprised by the Anti-Asian Violence in Atlanta, You Haven't Been Listening. It's Time to Hear Our Voices

Eric Nam writes about the March 16 shootings in his hometown and how to fight anti-Asian racism now

time.com

 헐리우드 배우인 다니엘 김 역시 꾸준히 아시안으로서 목소리를 내주셨습니다. 다니엘 김의 여동생도 인종 차별 피해자였고, 미국에서 살면서 직접 겪고, 느낀 얘기들을 개념 있고 논리적으로 말씀해 주십니다. 같은 한국인으로 자랑스럽고 이렇게 목소리 내주어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함께 보고 싶은 스피치, 다니엘 김의 5분 영상입니다. www.instagram.com/tv/CMkons8gnNk/

 

 희생자 명단이 공개되고, 이런 사고의 희생자 이름을 한글로 읽혀지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온정의 손길이 보내져 피해자 가족들의 고펀드미(GoFundMe) fundraiser에 참여한 총인원수와 모금 금액도 의미 있게 생각됩니다. "Korean Commuinty"가 너희들 옆에 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댓글을 읽는데 뭉클했습니다. 계속해서 추모의 행렬이 이어지고, 아시안 연대와 단결을 위해 시위에 참여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평안히 잠드셨기를...

 

미국에도 학교폭력? 인종차별?

 

미국에도 학교폭력? 인종차별?

언젠가부터 한국에서 연이은 학교폭력 이야기로 떠들썩했지요. 미국은 어떨까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미국은 아이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bullyin

speakinginenglish.tistory.com

미국 학교 총기협박 위협

 

미국 학교 총기협박 위협

12월 17일 금요일 아침, 여느날처럼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러 갑니다.(남편이 라이드 가능한 날은 도와주고 회의가 있거나 회사에 가야 하는 날은 저의 일이에요) 학교가는 차 안에서 둘째가 "

speakinginenglish.tistory.com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