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야채 이름 영어로 정리에 이어 이번에는 생선 이름을 영어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산도 바다도 없는 미국 중부에서 살다가 보스턴으로 이사 오면서 한국에서처럼 싱싱한 회를 먹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살짝 꿈에 부풀었어요. 늘 꽝꽝 언 생선만 있는 미국 중부시골보다 조금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보스턴도 한국 같은 횟집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바다가 가까이에 있어서인지 낚시가 취미이신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가끔 지인들을 통해 얻어먹기도 해요. 또 아예 낚싯배 타고 함께 낚시하는 투어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어요.
저는 오징어(squid) 잡으러 갔던 기억이 있는데요. 어느 해, 7월 초(오징어가 한 철인 때) 지인 가족과 함께 저녁 먹고 석양을 바라보며 로드 아일랜드로 출발했어요. 가자마자 텐트치고 아이들은 놀고, 밤 10시 넘으면서 오징어 잡기를 했지요. 육아만 장비빨인 줄 알았는데 오징어잡이도 장비빨이었어요. 오징어들은 불빛을 보고 몰려들어요.그러니까 아주 큰 발전기를 가지고 있으면 오징어는 그쪽으로 다 몰려드는 거죠. 오징어를 다른 물고기처럼 낚싯대로 한 마리씩 잡는다는 게 신기했던 것 같아요.
모두 한 줄로 나란히 서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오징어를 한 마리씩 잡아 올렸던 기억이 나요. 성질 급한 저는 불빛보고 달려드는 오징어를 뜰채로 막 건지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답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 땀 한 땀(?) 오징어를 낚는다는 생각을 못해봐서 그런 거겠죠~ 저녁을 먹고 오징어를 잡으러 간 거였음에도 한 밤중, 갓 잡은 오징어를 넣어 끓인 라면이 어찌나 맛있던지요. 저희가 잡은 이 미국 오징어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큼지막한 오징어가 아니고요. 한치? 꼴뚜기? 정도 되는 아담 사이즈 오징어랍니다.
오래전 사진첩을 찾아 봤어요. 그날 제가 일 번 타자로 오징어를 잡았답니다. 첫 번째 사진, 작고 투명한 오징어가 예쁘죠. 둘째가 오징어 혼자 심심하고 배고플까 봐 감자칩을 넣어줬어요.(이때만 해도 둘째가 어렸어요) 오징어를 한 마리 더 잡아서 통에 넣어더니 바로 먹물 발사! 이내 세 번째 사진처럼 온통 오징어 먹물 상태가 되었어요. 오징어들이 한 성깔 한대요. 서로 저렇게 먹물 튀기며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해요. 책에서 봤던 오징어 생태를 눈앞에서 확인하는 시간이었답니다. 마지막 사진은 그날 저희가 잡은 오징어! 몇 마리 안 되죠. 소소한 어느 여름밤, 아이들과 함께 한 오징어 낚시 추억이에요.
저 어렸을 적 횟집에 갔을 때, 광어와 도다리 구분하는 법을 아빠가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나요. 둘 다 납작한 생선들이라 비슷비슷하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이 납작이 생선을 정면으로 봤을 때, 눈이 왼쪽에 있으면 광어,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
이렇게 글자수로 기억하면 쉽다고 알려주셨어요.
눈이 왼쪽에 있으면 -> 광어 halibut
눈이 오른쪽에 있으면 -> 도다리 flounder
미국마트에서 주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은 틸라피아(tilapia), 연어(salmon- 'l' 묵음인 것 아시죠? [새먼]으로 발음해 주세요), 참치(tuna)등이예요. 저는 해덕(haddock)이라는 생선을 자주 사요.해덕으로 동태 전 대신 생선전을 만들거나생선 가스도 해요.해덕은 한국말로 하면 은대구 정도 되는데요.이없으면 잇몸으로,얼추 이래저래 미국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한국의 싱싱한 회가 먹고 싶네요.
자~ 생선이름 영어로 정리합니다! 생선이름들 중 재미있는 이름들이 있지요. 벨트같이 생겼다고 갈치는 beltfish, 고양이 수염닮았다고 메기는 catfish , 배가 볼록하게 부풀어 오르는 복어는 blowfish, 아귀는 물 속 깊은 곳에서도 저만치 떨어져 수도자처럼 살아서인지 이름이 monkfish, 우럭은 대가리가 돌멩이 같다고 rockfish라고 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