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칠라가 설치류였다니.... 친칠라에 대해 뭘 좀 알아야 겠다 싶어 서치를 해보았어요. 토끼과? 토끼류? 뭐 이정도인 줄 알았던 친칠라가 알고보니 설치류래요. 설치류면 쥐? 쥐잖아요. 동물을 좋아하는데 쥐는 무서워요. 그리고 지금은 동글동글 덩치가 커져서 쥐느낌 전혀 없는데요. 똥칠이와 모모가 처음에는 정말 작았어요. 작아서 귀엽다 했던 아이들이 쥐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무서운 건 뭐죠.
친칠라는앞발은짧지만뒷발은길어,점프를잘한다.귀가커서토끼라고 착각되기도한다고한다.친칠라는물로 목욕시키면 절대 안되고 모래목욕을 시킨다.털이워낙풍성하고조밀하여,말리기힘들뿐더러제대로말리지않으면털속에물이남아피부병을유발한다. 애완동물가게에서친칠라목욕모래제품을살수있다.
출처: 다음 백과/위키 백과
친칠라는 야행성(nocturnal)이에요. 저희 집 식구들은 저만 빼고 세 명이 모두 올빼미족이에요. 그래서인지 저희 집에 찾아온 반려동물도 야행성 아이들이 왔나싶어요. 그리고 털이 정말정말 부드러워요. 한마디로 실키~해요. 오늘은 어려운 발음 공부 좀 해보고 갈까요? 한국말로는 실크, 실키 이러지만 미국에서 이렇게 발음하면 못 알아 들어요. ㅠㅠ
친칠라는 땀구멍 하나에 4-500개의 털이 난다고 해요. 털이 아주 촘촘하게 나 있어서 물이 닿으면 안쪽까지 물기를 말리기 어려워 자칫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물 마실 때 조차도 닿지 않게 조심조심해야 해요. 목욕은 아주 고운 모래를 목욕통에 담아줘요. 그리고 친칠라를 목욕통에 넣으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목욕 끝! 참 쉽죠~ 친칠라 목욕은 쉽지만 목욕 후 미세한 모래 먼지는 집안을 둥둥 떠다녀요. 온 집안에 먼지가 뿌옇게 금세 쌓여요. 그러면 청소는 누구의 몫?
그리고 친칠라는 6피트(약 180센티미터) 높이까지 점프를 할 수 있어요. 주로 케이지 안에서 생활하지만 뛰어 놀게 해주려고 집안에 풀어 놓아주기도 해요. 그런데 이 녀석들 습성이 잘 놀라고 어딘가에 숨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뭔가를 보면 아기들처럼 다 맛을 봐야 하는,,, 갉아 먹어서 여기저기 이빨 자국을 남겨 놓기도 해요. 그래서 펜스를 구입해서 펼쳐놓고 그 안에서 맘껏 뛰어놀게 해주고 있어요. 물론 이 녀석들이 중간중간 숨어서 마음의 안정을 찾으라고 박스 등을 넣어줍니다. 고양이도 아닌데 박스를 또 그렇게 좋아해요.
이렇게 일거리가 많은 친칠라를 왜 키우고 있을까요?
하루에 수십번, 수백번 엄마를 불러대던 아이들은 어느날부턴가 친구를 더 찾고, 학교 숙제와 공부한다고 얼굴보기 힘들어져요. 그래서 저와 함께 스터디하는 젊은 엄마들에게 얘기해요. 그 시간을 즐기라고요. 영원히 엄마만 찾을 것 같던 아이들이 '용건만 간단히'하게 되는 날이 오거든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학교를 다니니 조금씩 여유도 생겨요,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은 아이들이 학교 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그 뒤로 아이들이 낮시간 동안 학교에 가니 아이 얼굴도 보고 싶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도 하고 싶고 그래요. 늘 엄마바라기였던 아이들과 엄마의 관계가 역전된 상황이 오는 거죠. 요즘 북클럽에서 "Happiness Project"를 읽고 있어요. 어제 읽은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어요. "Today I'm pushing Eleanor in a stroller; one day she'll be pushing me in a wheelchair."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렇게 부모와 자녀간의 자리가 달라지지요.
어쨌든 아이 얼굴도 보고 싶고, 아이랑 얘기하고 싶고, 무얼하는지 궁금하고 그런데 아이 방문을 노크할 핑계거리가 없어요. 여자아이들이라 그런지 많이 먹지도 않고, 늦은 시간에 간식 같은 건 먹지도 않으니 간식거리 핑계로 방문을 노크할 기회도 없는 거죠. 그럴때 저는 괜시리 똥칠이나 모모를 안고 똑똑! 방문을 두드립니다. 그러면 뭘하다가 말고도 아이들은 환한 얼굴로 반겨요. 저혼자만 들어갔을 때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반긴답니다. 흥! 치사하게시리 목소리까지 달라져요.
저보다 조금 먼저 사춘기 자녀를 둔 가정에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하나둘씩 들이기 시작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이 커서 외롭다 등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아이들의 긴장이나 불안감, 스트레스 등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무조건 강추라고요. 선배어머님들 말씀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다 맞는 말씀이었어요.
그리고 사춘기 아이들이 부모에게 할 말이 뭐가 그리 있겠어요. 그런데 저희집은 똥칠이와 모모로 이야기로 마르지 않는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답니다. 오늘 똥칠이가 모모 간식을 뺏어 먹었다, 나쁜 똥칠이! 똥칠이가 모모를 베개로 쓴다, 나쁜 똥칠이!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로 말문을 여는 거죠. 친칠라 사진 찍어 둔 것 보여주고, 그러면 어김없이 아이들은 "엄마 나한테 보내줘" 그래요. 그러면 문자로 사진도 보내주고요. 제 핸드폰에는 어느날부터 친칠라 사진이 하나 가득이에요.
큰 아이는 하이스쿨 다닐 때 졸업이수 학점까지 수업을 꽉꽉 다 채워 듣고도 엑스트라로 더 하느라 0교시 수업을 하러 학교에 가는 날이 일주일에 두세번씩 있었어요. 6:30에 0교시 수업이 시작해요. 저희 집과 아이들 학교가 멀어서 집에서 6시 조금 전에 나가야 하죠. 전날 밤 늦게까지 숙제하고, 시험 공부에, 디베이트 리서치하느라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새벽같이 일어나 다시 학교를 가야 해요. 더군다나 데이라잇 세이빙이 끝나고 나면 오후 4시가 조금만 넘어도 어두컴컴해지고, 아침에도 역시 해도 뜨지 않은 시간에 나가야 해요. 동트지 않은 어두운 새벽에 나가서 어둑어둑할 때 집에 들어오면 괜시리 서럽고 울적해지죠. 아이들이 하이스쿨에 들어가고 나서는 저도 덩달아 또 다른 바쁨, 매일매일이 바쁜 나날이 시작되었어요. 큰아이는 아침에 늘 정신없이 나가느라 친칠라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가는 날이 많은데 어느날은 나가다 말고 친칠라 케이지 앞에 가요. 똥칠이, 모모 두 녀석 모두 해먹에 나란히 누워서 단잠을 자고 있네요. "똥칠, 모모~ 누나 학교 갔다올께. 부럽다~ 니네들~ 해먹에서 잠도 실컷자고, 나도 다음에는 친칠라로 태어나야 겠다. 중얼중얼~~~" 말수없는 아이인데도 친칠라 앞에서는 말이 많아져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온 가족이 집에서 생활한지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가네요. 이 조그만 친칠라 녀석들이 저희 가족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 몰라요. 남편은 친칠라 페이스북에 조인해서 매일 아침 식사시간에 '오늘의 친칠라'라며 사진과 영상 등을 챙겨서 보여줘요.
어린 아이들은 물론 사춘기 자녀가 있는 분들은 반려동물 키우는 것! 여러모로 저도 강추합니다. 물론 엄마의 일은 늘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