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토끼 같은 귀여운 외모에 보들보들 안고 있으면 포근한 털에 반하게 되는 친칠라, 그래서인지 이색적이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로 친칠라 인기가 최근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진 동시에 친칠라는 삼보일똥, poop machine이라 불리는 별명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뭐든지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다 갉아대는 파괴력이 어마어마한 말썽꾸러기이기도 합니다. 네, 친칠라는 설치류(쥐류)입니다.

 

설치류를 한자로 살펴보면, 

齧 물 설 (물다)

齒 이 치 (이, 치아)

類 무리 류(유)

 

 다시말해, 설치류는 계속해서 자라는 한 쌍의 날카로운 앞니를 가지고 있고, 이 앞니로 먹이를 먹습니다. 이가 계속해서 자라기 때문에 이를 갈아주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생존을 위해 이를 갈아야 합니다. 그래서 친칠라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이빨입니다. 설치류인 친칠라에게 이빨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 큰일입니다. 저희 집 친칠라 모모가 한 살 때 이빨에 인펙션이 생겨서 동물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친칠라 이빨에 문제가 생기면 이빨을 뽑아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데 앞니 양쪽의 밸런스가 맞아야 하는데 한쪽 이빨을 뽑을 경우에는 이를 제대로 갈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칠라 이를 뽑을 때는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친칠라 똥칠이와 모모 

 모모를 데리고 처음 동물병원에 간 일이 떠올라요. 벌써 5년 전일이예요. 요즘 다니는 동물병원(생긴지 얼마 안 됨) 말고 그때는 보스턴에서 가장 큰 동물병원을 찾아갔었어요. 대형동물 병원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진료실에서 모모만 따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한 다음에 치료받으려면 비용이 이만큼 나오는데 치료받을 거냐는 질문부터 해서 조금 당황한 기억이 있어요. 반려동물의 경우 비용이 많이 나오면 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슬픈 일이지만 그런 일이 있기도 한대요.

 

 사실 친칠라를 펫마트에서 입양해오면  $139 정도인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친칠라가 아파서 동물병원에 한 번 데리고 가면 기본 비용에, 친칠라의 경우 exotic 동물로 분류되어 스페셜 비용을 따로 더 지불해야 합니다. 5년 전 모모가 응급실 진료를 두 번 받고, 약 값 등으로 지불한 비용이 천 불 가까이 되었으니 비용으로 따지자면 친칠라 다섯 마리를 더 입양해 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용이 문제가 아니에요. 모모는 저희 가족인걸요. 가족이 아픈데 치료비가 많이 든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작은 생명도 소중히, 우리 가족과 인연이 된 똥칠이와 모모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여하튼 친칠라에게 이빨이 중요한만큼 이 이빨로 인해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친칠라 이 녀석들은 귀여운 말썽쟁이예요. 조그만 이빨의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집에 이 녀석들 이빨 자국들이 여기저기 무슨 사랑의 증표인 듯, 영광의 훈장처럼 나 있어요. 친칠라들 공식 이빨 갉기 용인 ledge lever는 돌로 만들어져 있어요. 친칠라 이빨은 조그맣지만 돌을 갉아먹을 정도니 그 파괴력은 엄청납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도 갉아먹고, 편히 쉬라고 걸어둔 해먹에도 구멍을 여기저기 만들어 놓고요. 잠시 케이지에서 꺼내서 놀다가 도망가면 보이는대로 갉아대고 있어요. 심지어 안고 있으면 옷의 지퍼도 순식간에 갉아서 아니 이빨 자국 내어 놓으면 지퍼가 안 올라가고요. 얼마나 강력히 갉아대는지 몰라요.

 

 그래도 이 말썽꾸러기 사고뭉치 친칠라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제 핸드폰에는 똥칠이와 모모 사진이 가득해요. 남편이 맨날 똑같은 사진은 왜 이리 많이 찍냐고 할 정도예요. 사실 옷을 갈아입는 게 아니고 밖으로 외출도 못하고 집에서 주로 지내는 아이들이라 찍어둔 사진을 보면 거의 똑같아요. 대학 간 딸들이 똥칠이와 모모 소식을 궁금해하니 한 번씩 사진도 보내주고요.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해요. 귀염둥이 똥칠이, 모모,  우리 같이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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