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5월이 되고, 한국은 어버이날, 미국도 마더스데이가 지났는데도 올해는 왜이리 으슬으슬 추울까요. 보스턴에 봄이 잠깐 오려다가 다시 발길을 돌린 듯 아직까지 집 안에는 난방이 돌고, 저는 라디에이터 끼고 지내며 내복을 입고 있어요. 일년에 반은 넘게 내복을 챙겨입고 지내는 저를 보고 온 가족이 아직도 내복을 입고 있냐고 놀려요. 다른 어떤 옷보다 내복이 가볍고 훨씬 따뜻해서 좋아요. 여튼 올해 유독 더 추운 것 같아요. 비도 자주 오고요, 햇빛 쨍쨍 화창한 날을 본 게 며칠 되지 않아요. 어느 동네는 벌써 물놀이도 시작했다는데 물놀이는 커녕 아직도 내복입고 지내는 생활이라니 미국이 정말 크긴 크구나 싶어요.
꽃피는 춘 삼월이라 말하지만 사실 3월의 보스턴은 겨울이에요. 그래도 4월이 지나, 이제 5월인데 하는 마음으로 예전에는 이 시기에 난방을 끄고 생활했었어요. 그쵸, 5월에 무슨 난방이야 하는 마음이 들죠. 그런데 지금 이 시간(새벽 6시경)에도히팅이 돌고 있어요. 그런데 요 시기가 원래 더 춥게 느껴져요. 봄이라는 기대감으로 칙칙하고 무거운 겨울옷말고 화사한 봄옷을 입고 싶지만 날씨가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에요.
지난 4월 24일, 둘째가 일박이일 하버드 Visitas Day에 다녀오고는 감기에 담뿍 걸려 지금도 고생하고 있어요. 벌써 2주 전인데도 그때나 지금이나 온도 변화도 그리 많지 않네요. 오히려 오늘은 낮기온이 더 낮네요. 보스턴에 봄은 언제 오려나요? 내년에는 어떤가 궁금해서 사진으로 남겨두려고 해요.
날씨가 추운 관계로 올해는 농사를 언제 지어야 하나 한번씩 나가서 살펴보지만 깻잎 싹은 아직 잘 보이지 않아요. 그래도 기다리렵니다. 때가 되면 알아서 나오고, 그러면 저는 이리저리 간격 맞춰 다시 심어주기만 하면 그 다음은 알아서 자라니까요. 그에 반해 부추와 달래, 파는 벌써 꽤나 자랐어요. 올해 벌써 몇번을 잘라 먹었어요. 특히 추운 겨울을 지나고 나온 "초벌 부추는 사위가 와도 안준다."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부추는 정력에 좋다는 말이 있어요.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봄에는 특히나 영양소의 효력이 높아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좋고,맛도 가장 좋을 때라고 해요. 특별한 손길없이도 때가 되면 자신의 자리에 알아서 나오고 잘 자라는 생명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부추, 달래, 파는 한번 심어두면 특별히 손가는 것도 없이 알아서 잘 자라고 매년 같은 자리에서 또 나오는 효자 작물이예요. 부추는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에서 지인분이 한국으로 돌아가시며 화분에 심어두었던 것을 주셨어요. 보스턴으로 이사오면서 그 작은 화분을 가져왔는데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얼마나 잘 자라는지요. 땅에 옮겨 심고는 점점 늘어나서 이제 풍성하게 먹을 수 있어요. 달래는 농사 잘 짓기로 소문난 모임의 언니가 전해주셨어요. 파는 시중에 파는 파 사다가 그냥 통째로 심었는데 겨울이 지나니 또 올라오네요. 그리고 집 안에서 수경재배하던 파를 가져다 옮겨 심으니 또 잘 자라고요.
마침 매직트리하우스 27권에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필그림들에게 옥수수 심는 법을 알려주었다는 스콴토, 이어 잭과 애니에게도 옥수수 심는 법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