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11월 땡스기빙 연휴에 큰아이가 집에 잠시 올 예정입니다. 지난번 써머쿼러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땡스기빙에 집으로 올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미국의 가장 큰 명절로 손꼽히는 땡스기빙 연휴에는 한국의 명절인 추석이나 설처럼 대이동이 있습니다. 가족들을 만나러 가거나 여행을 하는 등의 이유로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 또한 사악하기로 유명한 시기입니다. 보스턴 로간 공항에서 캘리포니아 산호세까지 여름에는 논스톱이 200불 정도의 비행기 값이 땡스기빙에는 한 번 갈아타는 비행기 편인데도 불구하고 800불이었으니 바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Update: Your Flight Schedule Has Changed"

We apologize for the inconvenience this change in schedule may cause and thank you for your flexibility.

 

 며칠전 이메일을 확인하니 두 번 갈아타고 오는 비행기로 바뀌었다고 델타항공으로부터 일방적인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보스턴 도착 시간은 똑같은데 아이는 예정보다 6시간을 먼저 나와서 비행기를 타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9월에 티켓팅을 했지만 이미 남아있는 비행기 티켓 자체가 많지 않았고, 보스턴 로간 공항에서 산호세나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직항이 많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한 번 갈아타고 오는 비행기로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땡스기빙 연휴, 그 복잡한 시기에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두 번을 갈아타야 하는데 얼마나 고생을 할 것인지 안 봐도 뻔한 그림입니다. 

 

 델타 항공에 이메일로 먼저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전화를 하니 연결되려면 최소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멘트가 흘러나옵니다. 항공사와 통화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대부분 이런 이유로 포기하지요. 그걸 노린 것일까요.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도 델타 항공에서 일방적으로 비행기 티켓을 바꾸었다는 얘기를 듣곤 했습니다. 지난 여름에도 지인분이 플로리다에 여행 가셨다가 델타 항공 측에서 비행기 편이 바뀌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했어요. 여행 중이신 데다 촉박하게 비행기 편이 바뀌어서 시간이 없어할 수없이 그 티켓을 캔슬하고 다른 비행기를 타신 경험을 얘기해 주신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 상에서 이런 델타 항공의 만행을 종종 들었었는데 그 얘기가 우리 얘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땡스기빙에는 티켓이 많지 않아 취소하고 다시 티켓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해결을 보리라 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두 시간 반 만에 델타 항공 에이전트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상황을 얘기하니 아주 쉽게 같은 가격에 논스톱 비행기로 바꿔줍니다. 델타 항공 측에서 일방적으로 비행기 편을 바꾼 것이니 별다른 얘기도 없이 너무 쉽게 바꿔줘서 이 대화는 5분도 채 걸리지 않고 해결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이가 더 편하게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두 시간 반의 기다림이라니, 정말 쉽지 않지요. 자식 고생할까봐 두 시간 반을 기다려서 해결 봤지 내 일이었으면 그 정도까지 했을까 하며 남편과 웃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있을 때면 우리 부모님도 나 키우실 때 그러셨겠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부모가 되어갑니다. 

 

 어젯밤 큰아이 전화를 받고 뭐 먹고 싶냐고 물으니 '고등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어떻게하면 빨리 먹게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제 모습에서 또 부모님 모습을 닮아가고 있구나 싶습니다. 평소 생선을 좋아하지 않던 큰아이인데 기숙사 밥 먹다 보니 고등어 맛이 그리운가 봅니다. 지난번 집에 왔을 때 알았더라면 챙겨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고, 갑자기 고등어가 먹고 싶은 아이를 챙겨주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동부와 서부, 너무 멀어서 어떻게 먹게 해 줄 수 있을까 싶네요. 가까이 있는 대학을 갔더라면 얼른 챙겨서 달려갔을 텐데 싶고요. 아이가 먹고 싶은 음식이 뭔지 땡스기빙 때 오면 잘 챙겨줘야지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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