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영어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오랜 시간 여러 영어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해 왔고, 미국에서 산 시간도 길고, 나이도 많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에 대한 고민 상담을 받곤 해요. 제가 오지라퍼라 그런 것도 한몫하겠지요. 

 

 최근 두 분을 상담하게 되었는데 두 분 모두 저랑 여기저기서 함께 영어 스터디를 하고 계신 분들이세요. 하루 최소 5시간씩 1년 넘게 영어 공부를 해오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어떤것인지 모르겠다고요. 이 분들은 영어 스터디 그룹에 5개 이상씩 조인해서 하고 계세요. 또 영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 최근에는 따로 문법 공부를 하고 계시고요. 대단하시죠.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렇게 영어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잠을 줄여가며 정말 열심히 하고 계세요.

 

 1년 전 제가 이분들께 "숙제와 공부는 다르다"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여기저기 영어 스터디 그룹에서 주어진 숙제를 하느라 하루 5시간 정도를 쓰는데 공부를 많이 했다는 느낌은 있지만 계속해서 제가 드린 이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는 말씀을 하셔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네, 숙제와 공부는 다릅니다. 각 스터디 그룹마다 규칙과 공부 방법이 있기 때문에 따라야 합니다. 만약 그것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경고 조치와 강퇴라는 이름으로 스터디를 더이상 지속할 수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숙제를 꼭 해야만 합니다. 하나의 스터디 그룹의 숙제를 마치고 나면 영어 공부를 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착각하게 만드는 스터디 그룹의 숙제와 영어 공부를 혼동하게 만드는 이유지요. 

 

 숙제는 숙제일 뿐 나의 영어 공부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냥 그 스터디 그룹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숙제니까요. 어떤 스터디는 매일 주제에 따라 1분 가량의 영작을 해서 녹음을 해야 합니다. 주제에 따라 영작이 어렵고, 시간이 빠듯하니 번역기를 돌려서 숙제를 제출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과연 내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요? 어렵고 새로운 공부만 한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스터디 그룹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숙제를 하느라 반복할 시간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영어에 있어 반복 학습, 즉 복습이 너무 중요합니다. 쉬운 것 같아 보이는 문장도 내 입에서 나오려면 얼마나 어려운지 영어 공부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거예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영어 공부는 반복 학습과 새로운 학습의 밸런스를 맞추며 해야 합니다. 

영어는 반복! 영어는 반복학습이다

 

영어는 반복! 영어는 반복학습이다

 영어는 반복이다! 정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그러면 영어 공부에 있어서 이 반복을 어떻게 하면 될까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제 영어 공부한 것을 반복하면 될까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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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tter than nothing!

물론 영어 공부를 안하는 것보다 하는 게 당연히 좋지요. 그렇지만 하루 주어진 24시간, 엄마로서, 아내로서 하루를 살면서 좀 더 나에게 맞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영어 공부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예전처럼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먹고 공부할 때가 아닌 지금은 내가 식구들 밥 해먹여가며 영어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예로 저희 큰아이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큰아이는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그만둔 것은 10학년 때였어요. 무언가를 시작하면 끈기 있게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해주는 아이가 고맙기도 했지만 어찌 보면 포기라는 것이 싫어서 놓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무엇보다 일리노이에서 보스턴으로 이사 오기 전날 밤 피아노 선생님께서 집으로 찾아오셨어요. 이미 인사를 드린 터라 집으로 찾아오셔서 놀랐어요. 일리노이 기념 셔츠들 4벌을 사들고 손수 카드를 적어 오셨어요. "ㅇㅇ 끝까지 피아노 계속하게 해 주세요" 라는 말씀과 함께요. 이 말씀이 저에게도 계속 남아서 아이가 피아노를 그만둔다는 건 저 역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큰아이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학년이 더해갈수록 해야 할 것도 많아짐에 따라 점점 하는 게 많아졌어요. 주말에는 더 바쁘게 지냈고요. 디베이트 대회는 대회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금토일에 해요. 대회가 있는 날이면 새벽 4시 반,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가야 했어요. 그리고 피아노나 바이올린 컴페티션과 겹치는 날은 새벽부터 디베이트 대회에 갔다가 저녁 6시 넘어서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대회에도 가야 했고요. 이런 생활을 아이가 원해서 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지어 파트너와 디베이트 연습하느라 피아노 렛슨 시간을 미루기도 여러 번 있었고요. 그래서 큰 마음먹고 아이와 얘기를 나누었어요. 당연히 처음에 아이는 싫다고 했어요. 그냥 하겠다고요. 할 수 있다고요. 어려서부터 오랫동안 너무 당연히 해왔던 것이기에 피아노를 그만둔다는 것을 상상해 본적이 없을 거예요.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조목조목 이야기를 했고, 피아노를 그만두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어요. 네, 언제나 악역은 제가 해요. 우리는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의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끊어주었어요.  

 

  아이가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듣는 걸 무척이나 좋아해요. 그 뒤로 아쉽게도 아이의 피아노 소리를 듣기는 어려워졌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결정이다 싶어요. 컴페티션을 위해 콘체르토를 3악장까지 다 치려면 곡에 따라 50분에서 한 시간도 걸려요. 연습을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지 몰라요. 그런데 늘 시간에 쫓기니 만족할 만큼 연습을 못하고, 조금 더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텐데 아쉬워하시며 피아노 선생님의 요구는 점점 더해갔어요.

 

 개인적으로 피아노는 고독한 악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 아이가 여름캠프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두 가지를 한 적이 있었어요. 피아노 연습시간에는 혼자 독방에서 아이가 연습을 해야 하는데 방에 덩그러니 피아노 앞에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반면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 활동이 있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고, 또 대회에 나가도 반주자가 함께 하니 피아노에 비해 좀 더 사교적인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역시 피아노를 좋아하지만 혼자서 하는 것이라 친구들과 같이 활동할 수 있는 바이올린을 계속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어요.  아이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하고 있어서 둘 중 한가지로 가지치기가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물론 두 가지 악기를 다 잘하는 아이들도 있을 거예요.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악기를 배우는 것은 좋아요. 그렇지만 정해진 시간에 아이가 하고 있는 활동 중에 선택과 집중이 꼭 필요한 시기가 찾아 옵니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이 원하는 영어의 모습(영어 시험을 위한 공부인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과 지금 하고 있는 영어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또 지금 하고 있는 영어 공부가 자신에게 맞는 영어 공부방법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에게 시간이 무한정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 영어 공부를 하면 좋아요. 영어 공부를 안 하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뭐든 하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주어진 시간에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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