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쿼터제 대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학이 개강을 했습니다. 집에 있는 짐들 모두 학교로 가져다주고 후련함과 동시에 다음번에 짐뺄때 걱정도 하게 되는데요, 마침 지난 주말 둘째아이 마지막 짐을 챙겨서 가져다주려보니 무브 인 마지막 날이라 야드에 '컬리지 박스 College Box'가 즐비했습니다. 타주나 해외에서 대학을 간 경우 매년 기숙사 짐을 빼야 할 때 미국 대학에서는 컬리지 박스를 주로 이용하는데요. 둘째는 대학과 집이 가까워 차로 가서 실어오면 되지만 큰아이처럼 타주로 대학을 간 경우에는 미리미리 기숙사 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대학 기숙사 스토리지 보관하는 요령과 비용을 알아봅니다.
1. 대학과 집이 가까운 경우
차로 싣고 오면 되어 가장 부러운 상황입니다. 학교 주변에 사는 상상 속의 친구를 생각해 본다고 우스개 소리로 말하기도 합니다.
2. 친구나 지인에게 부탁한 경우
아무리 먼저 기숙사 짐을 보관해주겠다고 얘기했더라도 최소한 컬리지 박스 비용만큼이라도 사례하는 것을 잊지마세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큰아이는 지인분께서 도와주시는데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거든요. 컬리지 박스처럼 규격에 맞추어 짐싸고, 시간맞춰서 챙기는 게 아니라 아이 스케줄에 맞추어 도와주시는 거라 그 이상의 사례를 꼭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마지막 파이널 시험보고 짐정리하고 싸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거든요. 점점 익숙해진다지만 특히나 신입생때는 경험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분명 짐을 맡아주는 친구나 지인은 무언가를 바라고 오퍼를 한 것은 아닐테지만 감사표현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두 가지 입장인데요. 큰아이 짐을 맡아주시는 분이 계시는 것처럼 보스턴에 살다보니 저희 아이들이 대학을 가기도 전부터 대학 기숙사 짐을 보관해 주고 있습니다. 감사표현을 하시면 저는 대학생활하며 용돈으로 쓰라고 그 금액 그대로 편지와 간식보따리 챙겨서 짐 내려주며 전해주고 와요. 그게 오고가고 하는 정 같습니다. 이번에 둘째 친구들 짐을 보관해주면서 인사도 없는 분부터 시작해서 여러 사람이 있구나 실감하기도 했어요.
3. 대학교 학생회나 클럽을 이용하는 경우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컬리지 박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통 10-15불 내외로 짐을 맡길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대신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로 직접 옮겨야 하는 경우가 많아 기숙사 건물과 거리가 있다면 이용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 무렵에는 학기말 시험에, 프로젝트 정리하랴 각자 바빠서 일정을 맞추어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고, 시험이 끝나면 보통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거의 혼자서 짐정리를 해야 한다고 보면 됩니다. 미리 학생회나 클럽에 짐 보관이 가능한지 알아두고 상세내용과 거리 등을 파악해두고 결정하면 좋습니다.
4. 컬리지 박스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미국 대학가의 대표적인 스토리지 형태로 이런저런 옵션이 없는 경우에는 collegeboxes.com을 이용하면 됩니다.보통 한 박스당 50불로 정도인데요, 좋은 점은 온라인으로 부모님이나 학생이 날짜를 지정해 예약하면 날짜에 맞추어 픽업하러 와주고, 마찬가지로 새학기가 시작되면 새 기숙사로 배달해 주십니다. 새학기 기숙사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않아도 컬리지 박스에서는 아이 기숙사 현황을 알고 기숙사로 배달해준다고 합니다.
문제는 규격화된 박스에 맞추어 짐을 잘 싸는 것인데요, 짐쌀 때 50불의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고민하고 스토리지에 맡겨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짐을 많이 버리게 되기도 하니 타주나 해외에서 대학을 가는 경우라면 애초에 이를 감안해서 기숙사 용품을 준비해주면 좋습니다. 정말 딱 필요한 기숙사 용품으로 준비해주세요. 그리고 도네이션하는 방법이 있으니 무조건 쓰레기통에 버리지말고 학교내 도네이션 박스도 미리 생각해 주세요.
여하튼 직접 짐을 싸고 정리해 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학기말 시험과 함께 짐정리하고 청소 마무리까지 하고 나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학기를 마무리하며 그 전날까지 테스트 보랴, 과제하고 프로젝트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아이들이 짐을 잘 정리해 챙겨 나온다는 게 상당히 큰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 여건이 되는 부모님들께서 직접 가서 도와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기숙사 짐을 뺄 때 아이들이 받는 이메일에 "Get kicked out at 8 am."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순진한 아이들은 이 문구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는데요. 아침 8시에, 시간 되었다고 내쫓고 문 잠그는 게 아니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져간 러기지 외에 생활하면서 늘어난 짐을 정리할 수 있게 챙겨주면 좋은데요. 제가 너무나 잘 쓰고 있는 무빙 스토리지 백입니다. 비슷한 제품이 이케아에도 있는데요. 이케아 제품은 튼튼하지 않고 엄청 버스럭거려요. 딱 이케아 쇼핑백 재질 생각하면 되어서 한두번 쓰고 말 거면 몰라도 대학 내내, 아니 나중에 직장을 구해 이사할 경우에도 정말 잘 사용할 것 같은 아래 스토리지 백을 추천합니다. 엄청 튼튼하고 많이 들어가요. 저는 12개 세트로 사서 큰아이와 둘째 짐을 옮기고 보관할 때 쓰고 있어요. 이케아 제품과 달리 몇 년을 써도 끄덕없을 것 같이 정말 튼튼해요. 사용 후에는 접어서 보관도 쉬워 정말 강추하는 제품입니다.
어디에 짐을 보관하든 짐을 정리하고 난 다음에는 짐 전체를 꼭 사진으로 남기게 하면 좋습니다. 여행을 갈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만에 하나 짐이 분실되었더라도 말로 설명하기보다 사진을 보여주고 찾으면 그 과정이 훨씬 수월합니다.
학기제 대학 다니는 둘째는 무브인을 마쳤고, 큰아이는 쿼터제 대학이라 아직 개강 전입니다. 진정한 공부는 대학에서라고,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도서관이 꽉 차있다는 아이의 문자를 보고는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모습 생각하며 저도 힘내서 영어공부 해봅니다. 대학생이 된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대학생활 하기를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