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요 며칠 보스턴은 정말 너무너무 추워요. 뉴스에서도 연일 미국동부 지역 한파얘기로 가득합니다. -5℉(-20℃), 여기에 바람이 엄청 세서 실제 체감온도는 -40℉(-40℃)였어요. 보스턴 지역으로 아이들 대학 보낸 부모님들은 날씨체크하며 걱정이 많으실 거예요. 하버드 학부모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들으니 히터가 나간 기숙사도 있었다고 해요. 히터가 고장 났다면 재빨리 Yard Operation에 연락해서 space heater를 요청하면 된다고 해요. 보스턴 지역에 있는 대학들은 이런 추위에 대한 대책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날이 워낙 추우니 히터가 돌아도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기숙사 안에서 조차 꽁꽁 싸매고 있는 사진을 둘째가 보내와서 걱정했어요. 

 

 둘째가 수업 들으러 가는데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예전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귀마개를 사주어서 가끔 잘하고 다녔고, 대학이 보스턴에 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쓰겠구나 했는데 겨울방학에 집에 들고 왔다가 두고 갔대요. 게다가 한밤중에 화재경보기(fire alarm)까지 울려서 아이들 모두 기숙사 밖으로 30분 정도 나와 있어야 했다고요. 다행히 친구 기숙사 방에서 잠시 있다가 다시 방으로 갔다고 해요. 보스턴 지역에서 대학 다니려면 따뜻한 겨울옷, 내복, 스노부츠 필수입니다. 생존을 위해 기능성 패딩이 정말 필요한 지역이에요.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너무 추워서 수업이 없을 때는 아이들이 기숙사방에서 꼼짝도 안 하고 지내나 봐요. 반면 눈 오는 날은 아이들이 밤에 나가서 정말 재미있게 논다고 해요. 대학 캠퍼스 안에서 맞는 눈은 아름답겠다 싶어요. 하버드 야드에 소복이 쌓이는 눈, 생각만 해도 낭만적입니다. 부모님들의 걱정과 달리 눈 오는 날은 아이들은 정말 신난대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으니 눈을 처음 보는 아이들도 있을 테니까요. 하버드 대학 메인 도서관인 와이드너 계단에서 썰매도 타고, 수영복 입고 눈밭에서 뒹굴고 다이빙하고 암튼 보스턴에서 대학생활 제대로 즐긴다고요. 그런데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는 아이들도 꽁꽁 발을 묶어 놓습니다. 하버드 학부모 페북에 올라온 사진인데요. 창가에 해놓은 모습 보니 애들은 애들이에요. 

 

 금요일, 토요일 가장 추웠어요. 화씨 마이너스 11도면 섭씨 마이너스 23도입니다.  -11℉ → -23℃, 현관 앞의 설치해 둔 방범 카메라조차도 얼어서 잠시 먹통상태가 되었다가 해 뜨고 온도가 올라가니 살아났어요. 

 

 보스턴의 본격적인 겨울은 1월 중순경부터 시작됩니다. 대학생 아이들의 경우 겨울방학을 마치고 나서부터예요. 이때부터 날도 춥고 대체로 눈도 많이 오고요. 차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대학 캠퍼스 안에서 걸어 다니며 수업 들으러 가야 하니 그 차가운 바람과 추위를 온몸으로 다 견뎌내야 하는 거죠. 둘째 말이 자기는 그래도 추위가 어느 정도 익숙한데 따뜻한 지역에서 온 친구들은 너무 고생하고 있다고 해요.

보스턴 날씨 

 어제는 몸살기가 있어서 기숙사 밖에도 안 나가고 방에서 숙제만 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어요. 우버 잇츠로 따뜻한 음식 배달해 먹고 약 먹고 자라고 했는데 날씨가 추워서인지 배달기사님이 없다고 해요. 겨울방학 동안 집밥 실컷 먹고 학교로 간지라 이번에는 음식도 챙겨가지 않아서 오트밀 먹고 약 먹는다는 말에 안쓰러웠어요. 하버드 대학 수업이 힘든 것보다 새 학기 시작하고 듣는 수업들이 과제가 너무 많아 고생하고 있대요. 따뜻한 음식들 챙겨서 다녀오려고 해요. 

 

 겨울이 워낙 길고 추운 지역이라 보스턴에서 초중고까지 지낸 둘째는 이 추위에 익숙하지 않냐 할 수 있는데요. 아이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집과 학교, 액티비티 하고 움직이는 동선모두 주로 차 타고 건물 앞에서 내려 잠깐 걸어 들어가는 정도로만 지냈어요. 그러니 제대로 된 추위를 경험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추운 날은 집콕, 방콕이 최고인데 그게 잘 쉬운 일이 아니죠. 이런 날은 밖에 있는 야생동물들도 걱정입니다. 가끔 뒤뜰로 놀러 오는 여우도 너구리 가족도, 잔디밭에 구멍 내놓는 다람쥐들도 잘 버텨주기를... 여하튼 오늘부터 서서히 날이 풀려가니 다행이에요. 모두 춥고 긴 겨울, 더욱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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