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부모가 되고 나면 자식이 건강하고 착하고 바르게 자라고, 공부도 잘해서 대학도 잘 가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며 그런 기대와 희망을 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마음인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 일거예요. 나는 '바담 풍' 하더라도 자식은 '바람 풍'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요. 감사하게도 저희 집 큰아이는 스탠퍼드 대학, 둘째는 하버드 대학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두 딸이 명문대에 간 비결을 물어보는 분들이 주변에 꽤 많으십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카톡으로 받고는 잠시 정리를 해봅니다.

 

 특별한 비결이랄 건 없지만 이 질문에 대답은 질문주신 분들의 자녀 나잇대에 따라 조금 다르게 대답하곤 해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다니는 비교적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책 많이 읽게 도와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많이 뛰어놀고 잠 충분히 자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곤 해요. 중학생 자녀가 있다면 초등학교 때 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아가고, 하이스쿨에 진학할 무렵에는 가지치기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요. 고등학생의 자녀라면 보다 실질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얘기와 구체적인 대학 입학 사정에 대한 제 경험 등을 나누곤 해요. 

 

 사실 엄마들은, 특히나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은 할 일이 많습니다. 미국이 워낙 넓은 나라이다보니 지역차가 있긴 하지만 한인 별로 없고, 모든 음식을 내 손으로 직접 해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라이드, 여기에 영어 스트레스까지... 해야 할 일들로 하루가 빠듯하고 체력적으로도 힘이 듭니다. 일하며 아이들 키우고 계신 어머님들은 존경스럽습니다. 그리 바쁘게 지내면서도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반면 엄마들에 비해 아빠들은 부성애가 조금 천천히 생기는 것 같아요. 물론 케바케, 사바사처럼 아바아일테지만요. 저희 남편도 마찬가지였어요. 저희 집의 경우는 남편이 포닥을 마치고, 직장을 구해 타주인 보스턴으로 이사 오면서 생활 자체가 많이 달라지게 되었어요. 집과 회사가 멀어서 출퇴근만으로도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을 거고요. 미국에서 회사생활을 처음 하는지라 적응하며 일하느라 남편도 긴장하며 지냈을 거예요. 여기에 출장을 두 달에 한 번, 최소 2주씩 다녀와야 했고요. 포닥 시절과 직장인이 되고 난 후 아빠 모습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저 혼자서 두 아이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는 일이 많았어요. 아이 운동하는 클럽의 미국 학부모들 중에는 심지어 저를 싱글맘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이들 어려서는 아이들과 부딪기며 지내다가 혹시라도 생채기 날까 싶어 결혼반지를 끼지 않았고, 살림을 하며 손이 마를 날 없는 생활을 하니 반지 끼는 게 불편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반지를 끼지 않는 게 편해져 버렸어요. 그래서 그런 오해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여튼 아이들이 어렸을 때와 다르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마음속에 품었던,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과 달리 매일매일 사는 게 전쟁인지라 대학은 먼 나라 이야기 같고요, 사실 좀 지치기도 합니다. 시기적으로 그래요. 그런데 이 시기가 어찌 보면 부모와 자녀가 맘껏, 여유 있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해요. 지나고 보니 그래요.

 

 주변을 봐도 아빠가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이고 열심인 가정은 집안 분위기부터가 다릅니다. 조심스러운 말씀이지만 주변에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육아에 참여한 가정의 아이들이 대학도 잘 갔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인 말씀같지만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다면 아빠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려요. 아빠가 아이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감사하게도 큰아이가 7학년때 스테이트 챔피언이 되면서 주 대표로 내셔널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저희 남편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던 때였나 봐요. 당시 신문에 난 가족사진을 보며 남편은 살을 빼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마라톤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어요. 또 대회에 나가서 다른 여러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해요. 미국에서 이런저런 대회에 나가보면 운동에 진심을 다하는 미국 부모님들의 열성에 놀라고, 아카데믹한 대회에서 인도나 중국 부모님들의 서포트, 여기에 할머니·할아버지들까지 온 가족이 총출동합니다. 그런 모습으로 보면서 남편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것 같아요. 여전히 바쁘지만 그 뒤로 아이들에게도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아래는 둘째아이가 남편에게 보낸 카드 중 하나예요. 미국에서 자란 아이라 한글이 매끄럽지 않고 글씨도 삐뚤빼뚤하고 틀린 철자도 보여요. 쑥스럽지만 잠깐 올려보겠습니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다면,

아니 꼭 명문대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면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셔야 해요. 아빠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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