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초기에 비해 경각심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9년 코로나 발병 이후로 전세계 많은 인구가 코비드 감염을 겪으면서 이제는 흔한 감기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코로나에 걸리고 지나가는 것처럼 인식되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요즘은 주변에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찾아보기 힘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껏 한번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분들은 '지금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괜찮았다'하며 잠시 방심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코로나 재감염도 사례도 많지만 처음으로 코로나에 걸린 분들이 부쩍 많아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가 안걸렸던 사람들을 귀신같이 알아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저희 둘째도 그런 경우인 것 같아요. 이번 여름 방학 한국에서 한 달, 써머인턴하는 언니와 함께 파리에서 한 달 지내고,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오기 전에는 포르투갈 여행을 하면서도 괜찮았으니까요.
코로나 잠복기
둘째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간 날 저녁, 이사를 도와주던 선배가 코로나 확진자였다고 코로나 밀접접촉자라는 이메일을 받고 나서는 아니기를 바라며 마음 졸이며 지냈습니다. 지난주 8월 25일 목요일 오전 11:30, 대학 기숙사 들어가기 전에 체크인을 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했고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음성이었습니다. 둘째에게 전해줄 것이 있어 토요일 늦은 오후 기숙사로 아이를 찾아갔고 아이는 친구들과 저녁약속으로 나갈 정도로 그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는 일요일 아침, 자고 일어난 둘째가 고열과 인후통을 호소하길래 집에서 챙겨간 코로나 자가키트로 테스트를 해보게 했습니다. 검사결과는 음성이 나와 다행히다하며 아이는 마음을 놓고는 다시 누웠는데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해요. 열이 엄청 심하게 나면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요. 목 아프고 온몸이 아프다고 호소했어도 몇 시간 전에 한 코비드 검사결과가 음성여서 코로나는 아니고 독감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하버드 학생들은 담당의가 있어 병원 오피스에 연락을 했고,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예약접수되어 20분 만에 진료를 받았습니다. 검사결과 코비드 확진, 둘째의 경우 3일 정도 코로나 잠복기를 거쳐 코로나 증상이 발현되었습니다. 아이 기숙사 룸메이트들도 모두 동시에 같은 증상인 걸로 봐서 기숙사 무브인데이에 감염된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 잠복기에 둘째와 함께 행사에 참여했거나 밥을 먹거나 했던 다른 아이들은 괜찮다고 해요. 그런걸 보면 코로나 걸리는 것은 복불복인가 싶기도 해요.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걸린다고도 하는데 룸메에트 전체가 초토화된 것을 보면 둘째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한 선배의 바이러스가 아주 강했던 것일까 싶기도 해요.
생각해보면 미국 전역, 아니 심지어 세계 여러나라에서 아이들이 미국대학에 입학한다고 오는 시기인 대학 기숙사 무브인데이입니다. 그러니 이날 만큼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더라면 이런 피해가 줄지 않았을까 싶어요. 특히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다른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혼자만 유난 떠는 듯한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그러니 대학자체에서 기숙사 무브인데이에는 '마스크 의무 착용'을 시행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또 신입생들은 기숙사 입소 전에 코비드 테스트를 했지만 재학생들은 그런 테스트가 없었다는 점이 안타깝고요. 그래서 아직 개강을 하지 않은 쿼러시스템인 스탠포드(9월 20일 개강)와 유시카고 같은 대학교들은 기숙사 무브인데이 만큼은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코로나 증상
코로나 증상은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 또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발현된다고 합니다. 오미크론 변이때는 코비드 증상이 경미한 편으로 코로나에 걸렸어도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번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고열과 두통, 몸살, 인후통, 기침 등을 동반하는 증상이 대표적이에요. 따라서 코비드 확진이라도 증상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코로나는 고열과 인후통, 몸살 등의 증상이 있어도 자가 테스트 키트에서는 음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PCR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다면 자신도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저희 둘째와 기숙사 룸메이트들은 모두가 똑같은 증상, 열나고 목 아프고 몸살기까지 있어 아이들이 침대에 축축 늘어져 있었다고 해요. 코비드 자가 테스트 결과는 음성이 나오니 모두 코로나는 아니라고 그냥 누워만 있었다고 해요. 둘째는 몸이 너무 아파서 의사를 찾아갔고 처음에 아이가 코비드 자가 테스트 결과 음성나왔다고 말하니 감기인가 싶어 스트랩 검사부터 시작했다고 해요. 그 다음은 코비드와 플루 테스트를 해보자고 했다고 해요. 차례대로 검사를 해보니 코비드 양성결과를 받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코비드 자가테스트 키트 결과 음성이 나왔다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증상이 코비드와 유사하다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PCR 테스트를 해보는것을 추천합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다면 코로나에 걸린 확률이 높습니다.
코로나 자가격리
코로나 확진을 받고나니 5일간 자가격리 isolate를 하라고 합니다. 코로나 확진인 날은 0일, 그러니까 다음날부터 1일로 간주됩니다. 둘째의 경우 일요일에 확진판정을 받았으니 그로부터 5일 뒤인 금요일부터 수업이나 행사 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고열과 인후통, 몸살과 같은 여러 증상때문에 고생하기도 하지만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코로나에 걸리지않게 되도록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며 외출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또 손을 깨끗이 수시로 닦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비드에 감염되었다면 증상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하는 거도 필요합니다.
둘째가 집에 와서 있어도 얼굴은 못보고 아이 방문 앞에 식사와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고 있어요. 얼른 별다른 후유증없이 회복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 즐거운 대학생활 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