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인잉글리쉬~*

 저도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게 아니어서(사실 누구나 다 그렇겠죠?) 아이들 키우며, 영어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미국에서 살게 되었으니 그 누구보다 영어공부가 절실한데 아이들 어려서는 정말 몸이 많이 힘들었어요. 내 아이들 내가 돌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특히나 미국에 와서 혼자 아이들 돌보고, 밥하고 집안일하고 라이드 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영어공부 하겠다고 여기저기서 추천해주는 그 유명한 영어 문법책 그래머 인 유즈를 사서는 책을 펴면 졸음이 쏟아졌고요, 귀라도 뚫리게 리스닝 연습하겠다고 미드를 봐도 어느새 졸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했어요. 매직낭독처럼 그냥 소리내어 애들 영어책 읽는 게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그때는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하지 제 상황과 수준에 맞는 영어공부법 조차도 몰랐던 때였어요.

 

 여튼 미국에 와서 아이들 키우며 살기 바빴지만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는 가득했고 몸은 늘 피곤했어요. 그렇지만 몸과 마음이 지친 날에는 영어공부를 할 여력이 없었고, 그러다 여유가 되는 날은 자기반성 엄청 해가며 의지를 불사르며 공부하겠다고 문법책을 펼쳐보는데 너무 재미없었어요. 그러다 보면 공부해야 할 그 시간에 저도 모르게 여기저기 다른 영어공부법 찾아 헤매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요. 다시 말하지만 그냥 소리 내어 영어책 읽으며 그 시간을 유용하게 보냈어야 했어요.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 좀더 나아질까 했는데, 이때는 라이드 하느라 너무 바빴어요. 두 아이들이 하는 활동이 다르다 보니 라이드로 하루 2-3시간은 기본이고, 둘째가 양궁을 본격적으로 하면서부터는 하루 5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하는 날도 있었어요. 미국은 만 16세가 되면 운전을 직접 할 수 있지만 저희 아이들은 운전을 일찍 하지 않았어요. 보스턴 지역이 오래된 동네라 길도 좁고 트래픽도 늘 있습니다. 운전하려면 신경을 써야 하니 제가 라이드하는 동안은 좀 편하게 잠을 자도 되고, 그냥 편히 쉬기를 바랐어요. 엄마찬스 쓰라고요. 

 

 아이들이 어리면 어린대로, 크면 큰대로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 당연히 좋겠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플레이 데이트할 때 아이들 친구 부모님 만나는 정도, 학교에서 아트 시간에 발런티어 하거나 필드트립 갈 때면 샤프롱으로 따라다니는 정도, 액티비티에서 만나는 선생님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아이들이 크면서부터는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그런 걸 알고 나니 영어에 대한 압박이 더 조여오기 시작했어요. 막연히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 좋지'가 아니라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진짜 마음먹고 영어공부해야겠다 다짐하고 시작한 것 같아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살기 바쁘겠지만 엄마는 늘 바빠요. 우선 라이드로 시간이 많지 않으니 차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 토막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어요. 늘 손에는 영어공부할 것들 프린트물과 노트가 들어있었어요. 한자리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시절이었어요. 없는 시간을 쪼개 공부해야 하니 이때부터는 생활습관도 조금 바꿨어요. 집안일을 모두 다 한 뒤에 영어공부를 하면 늘 시간이 촉박해져 못하게 되는 날도 있어서 무조건 아침에 아이들 학교에 내려주고 와서는 영어공부를 먼저 했어요. 예전에는 설거지거리 쌓여있는 것도 못 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장보고 이런 일들을 다 하고 난 뒤에 영어공부를 하려니 제대로 앉아서 공부도 못할뿐더러 몸도 너무 피곤해서 집중도 되지 않았어요. 순서를 바꾸고 나니 집안일하는 것도 좀 더 요령 있게 하게 되었어요. 영어공부도 좀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어요. 엄마로서의 경력이 늘어날수록 요령이 생기니 집안일은 물론 다른 일들도 예전보다 수월하게 하는 것도 한 몫하고요.

 

사진 출처: pixabay

 

 해야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으니 결국 잠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어요. 절대 제가 잠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절대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상황상 그렇게 되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아이들 학교 수업이 7시 30분에 시작이라 남편과 아이들 도시락 챙기고 아침 준비하고 라이드 하려면 저는 더 일찍 일어나야 했어요. 그리고 대회에 나가는 날은 기본으로 6시에는 시작이니 그 당시 상황이 절 부지런하게 만들었어요. 또 어느 순간 이른 새벽, 오롯이 혼자 공부하는 것도 좋아서 점점 더 일찍 일어나게 되었어요. 습관이 참 무서운 게 지금은 그렇게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데, 저는 여전히 새벽에 눈이 떠집니다. 아무리 늦게 자도 기계처럼 정해진 시간이면 눈이 떠져요. 그런데 절대로 잠을 줄이면서 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잠이 보약 맞고, 건강한 삶이 먼저입니다. 

 

 이제 두 아이들이 모두 대학생이 된 이 시간, 지나보고니 시간이 정말 금방입니다. 그 까마득할 것 같은 시간들이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오히려 이제는 너무 금세 지나버렸구나 싶어요. 막연히 '아이들이 크면 지금보다 시간이 많을거야. 지금은 몸이 너무 힘들어, 나중에 시간 될 때 영어 공부하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 맞는 말씀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래요. 아이들이 크면 육체적으로 덜 힘들게 느껴집니다. 우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놀아주고... 이런 활동을 안 해도 되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크면 사춘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것 말고 정신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아집니다. 그때 상황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너무 걱정할 것도 없어요. 다만 영어공부는 미루지 말고 영어를 해야겠다 마음먹었으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당장 머리속에 남지 않더라도, 집중이 되지 않더라도 소리 내어 아이들 영어책부터 읽어보세요. 기초가 없다는 생각에 문법책부터 보려 하지 마시고,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단어부터 무작정 외우지 마시고, 리스닝이 안된다고 들리지 않는 라디오를 듣거나 미드 보지 마시고요. 영어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립니다. 영어공부를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무조건 소리내어 영어책부터 읽어보세요. 우선 영어책을 잘 읽게 되면 자신감이 붙고, 이 자신감은 다른 영어공부로 확장해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일단 재미가 있어집니다. 재미가 있어야 계속해서 영어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으니까요. 

 

 지금 어린 아이키우며 영어공부하는 엄마들이 계시다면 힘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매직낭독 3기에는 특히나 어린아이들 키우면서 함께 하고 계신 회원님들이 많이 계세요. 그래서 그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하고 대견하고, 언니 눈으로 바라보게 되곤 해요. 그리고 그 당시 제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영어공부를 하고 계시니 존경스럽기도 하고 어떻게든 영어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어요. 엄마표 영어도 하며 엄마의 영어실력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들 키우며 영어공부하는 후배 엄마들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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