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며칠 여름같지 않게 온도가 낮아 으슬으슬했었는데 다시 더위 시작입니다. 이상하게도 주말만되면 온도가 높아지네요. 수박좋아하는 딸들을 위해 둘째는 한국 가기 전에, 큰애는 파리가기 전에 잠깐 집에 머무는 기간이라도 좋아하는 걸 주고 싶어서 수박을 또 잔뜩 사왔었습니다. 두 아이들이 모두 가고 나서도 집에 남아있는 먹거리가 하나 가득, 그 중 하나가 수박이었어요.
여름하면 떠오르는 수박, 그런데 수박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맛있는 수박 고르기 공부해도 쉽지않아요. 수박꽃 떨어진 작은 배꼽을 찾아보겠다고 눈 크게 뜨고 수박배꼽 찾고, 열심히 두드려도 보고... 그런 다음 그 옆에 있는 수박 들고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수박 고르는 건 어려워요.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떠나고 남은 수박 한덩이 잘라보니 달고 맛은 있는데 너무 녹익어서, 특히나 제일 달고 맛있어야하는 수박 한가운데가 스폰지처럼 푹신한 식감이라 그냥 먹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믹서에 드르륵~ 갈아서 수박주스로 마셨어요.
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수박을 갈아만든 생과일 주스가 맛있다고 소문났죠. 땡모반 수박쥬스까진 아니지만 집에서 수박처치하려고 수박주스를 만들었습니다. 집에 있는 수박이 녹익어서 식감이 안좋아서 그렇지 워낙 달아서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수박만 갈았는데도 시원달콤하니 갈증해소에 딱이었어요. 매번 주스 만들기 귀찮아서 게으른 저는 남아있는 수박 다 갈아서 한 통씩 꺼내 먹기 쉽게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 뭔가 해주면 장난기많은 남편은 이거 먹어도 되는거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곤 하지만 토요일 새벽에 마라톤 대회 다녀온 남편도 원샷하며 시원하고 좋다고 합니다.
커다란 수박, 달지도 않고 식감마저 안좋아 손이 안가는 처치곤란 수박이 있다면 드르륵~ 갈아서 수박주스로 드셔 보세요. 수박자체가 달지않아 맛있지 않다면 땡모반 주스처럼 올리고당이나 시럽 등을 넣거나 또는 레몬이나 레몬즙을 한 스푼 넣어 갈아주면 맛이 살아나요. 여기에 건강까지 생각해서 생강즙이나 생강분말을 넣기도 하는데요. 각자의 취향에 맞게 수박을 드르륵 갈기만 하면 되니 간단하고 시원산뜻한 수박주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올여름 수박주스를 즐기며 모두 건강한 여름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