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을 참 많이도 바꿔놓았습니다. 팬데믹 초기에 남편은 재택근무하면서 제빵과 요리에 취미를 갖기 시작했어요. 아주 바람직한 변화예요. 그 전에는 남편의 요리는 라면과 계란 프라이가 전부였던 것에 비하면 정말 놀랄만한 변화입니다. 남편이 오죽 심심하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고 말하지만 저는 좋습니다. 네, 미국에서의 삶은 한국에 비하면 참으로 단조로워요.
결혼하고 저는 라면을 거의 제 손으로 끓여본 적없듯이 더치 베이비 역시 남편의 영역으로 확실히 하고자 맛있게 먹기만 할 뿐 아예 레시피도 물어보지 않아요. 남편은 장난스레 엄청난 비밀이라도 되는 듯 알려주지 않겠다고 고집합니다. 근데 전 알고 싶지 않아요. 그냥 모르는 척 남편한테 얻어먹으려 해요. 지난 주말, 남편이 만들어 준 더치 베이비를 브런치로 먹고 AMC 극장으로 향했어요. A-List 멤버가 된 이후 매주 극장 나들이입니다.
그간 남편이 만든 더치베이비 셀폰 카메라에 있는 사진들 올려봅니다. 둘째가 사진도 잘 찍고, 아빠가 만들어줬다고 신나서 많이 찍어두었는데 둘째가 지금 한국 방문 중인 관계로 아쉽게도 사진이 몇 장 없어요. 더치 베이비 위에는 사진처럼 무얼 올려도 잘 어울려요. 위에 올려지는 야채나 과일에 따라 다른 맛과 분위기를 낼 수 있어 그것도 좋아요. 또 샐러드랑 곁들여 먹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고요. 와인파티 하는 날엔 치즈 보드 만들어서 같이 먹기도 하고요.
지난 주말에 먹은 더치베이비에요. 남편이랑 저랑 둘이 먹어서 계란이 두 개.
냉장고 비우기라도 하듯 집에 있는 야채 듬뿍 올려서 구운 더치 베이비,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가족 와인파티 하는 날에는 베리 올려서 구웠어요. 베리 위에 슈가 파우더를 뿌려야 하는데 집에 슈가 파우더가 없어서 남편이 아쉬워했어요. 집에 토마토가 엄청 많은 날에는 토마토를 듬뿍 올려서 구웠어요. 샐러드랑 함께 곁들여 먹었던 기억이 나요.
매직방에서도 한 차례 더치 베이비 소개를 해주셨어요. 시애틀에 있는 어느 카페 딸이 Deutsch를 Dutch라고 발음하면서 더치 베이비가 되었다고 해요. 더치 베이비는 무쇠 팬에 하면 좋고, 오븐 팬에 해도 괜찮대요. 매직방에 올려주신 사진들도 구경해 볼까요. 사진이 예술입니다. 베이컨이 토핑으로 올라가 있기도 해요. 더치 베이비 위에는 토핑으로 무얼 올려도 잘 어울려요. 과일을 올릴 때는 슈가 파우더 살짝 뿌려주니 더 멋져 보여요.
남편이 더치 베이비를 만드는 동안 이번에는 주방 정리한다고 왔다갔다했어요. 남편이 한 번씩 레시피를 살펴보길래 어떤 레시피인가 보다가 한 장 찍어봤어요. 비밀 레시피 입수했습니다. 별 다섯 개 리뷰를 받은 것 보니 정말 실패하지 않는 더치 베이비 레시피 맞나 봅니다. 둘째는 더치 베이비 위에 늘 아래 사진에 있는 발사믹 글레이즈를 뿌려 먹어요. 샐러드, 더치 베이비, 피자 어디 위에나 뿌리면 신맛 단맛이 조화롭게 어울려 맛이 살아나요. 또 이거 슥슥 뿌려놓으면 음식이 좀 더 신경 쓴 느낌도 나고 맛도 있고 예뻐 보여요. 어느 음식이나 잘 어울리는, 정말 강추하는 발사믹 글레이즈예요. 아무 브랜드나 상관없어요. 저는 웨그만즈에 갔다가 사 온 거라 상표가 웨그만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