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라면 끓이기 담당은 남편이에요. 다른 건 몰라도 라면만큼은 아주 기막히게 맛있게 끓이는 라면 요리사랍니다. 4월 24일, 25일 이틀간 합격한 아이들이 하버드 대학교에 방문해보는 Visitas Day였어요. 어제저녁시간에 둘째 아이 픽업하러 부랴부랴 나가느라 저녁을 못 챙겨서 집에 와서 라면을 먹었어요. 평상시에는 남편이 라면을 어찌 끓이는지 몰라요. 라면을 다 끓였다고 먹자~하고 남편이 부르면 그때 나가서 먹느라 볼 기회가 없었죠. 그런데 어제는 주방에서 같이 저도 정리도 하며 보는데 남편이 찬물에 라면을 바로 넣는 거예요. 그러면서 얘기합니다.
물 끓인 다음에 스프 넣고, 면을 넣고 하지 않고.
이렇게 찬물에 면과 스프 다 넣고 한 번에 끓여서 먹으면 된다고 해요.
정말? 그랬더니 지난번에 끓여준 라면도 이렇게 했다네요.
이렇게 라면 빨리 끓이는 방법의 시작은 한 물리학과 교수님께서 실험 삼아 찬물에 면넣고, 스프넣고 한번에 다 넣어 라면을 끓였는데 정석대로 끓인 라면과 맛이 똑같다고, 또 더 빨리 끓일수 있다는 말씀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했대요. 그말을 듣고 설마~하며 여러 사람들이 따라서 했다나봐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실험해보니 정말 똑같은 맛이었다네요. 그 중의 한 사람이 저희 남편이요. 그 물리학과 교수님이 실험하신대로 따라서 똑같이 해봤답니다.
심지어 어떤 라면은 뒷면 라면 조리 방법에 찬물에 면과 스프 다 넣고 끓이라고 되어 있기도 하대요.
정말 먹어보니 물부터 끓여서 스프 넣고, 면 넣고 끓이나 찬물에 처음부터 모두 때려 넣고 끓이나 정말 맛이 차이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잘못 끓이면 면이 푹 퍼지기도 하는데 탱탱 쫄깃한 면발이 살아서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단, 물의 양은 꼭 계량해서 넣어주세요. 남편은 라면 끓이기 전문가지만 라면의 물 양만큼은 정성을 다해 계량해서 넣습니다. 라면 물 양은 꼭 계량컵을 이용해줘요. 계량컵으로 물의 양을 맞춘 다음 주로 사용하는 대접에 부어봐서 대접으로 계량했을 때 물의 양을 얼마로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어요. 치밀한 남편이죠.
라면 맛있게 빨리 끓이는 방법을 터득한 남편 덕분에 어제저녁 맛있게 라면을 먹었어요. 저희 집은 진라면 순한맛을 주로 먹는데 지난번 남편이 H마트에서 진라면 매운맛을 사 와서 좀 매워요. 그래서 무심히 코스코에서 사 온 Havarti 치즈 한 장 투하해서 같이 먹으니 매운맛이 조금 덜하고 치즈의 풍미까지 더해서 더 맛있게 치즈라면으로 먹었어요. 여기에 한국에서 온 김장김치랑 같이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라면 이제 찬물에 면과 스프 한 번에 넣고 끓여보세요. 라면을 더 빨리, 그리고 맛있게 드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