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들이 대학 가고 집에 주로 남편과 둘이 있으니 먹는 게 정말 간단해졌어요. 이젠 집에서 빵도 안 만들어 먹어요. 빵공장 문 닫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하는 남편은 간단히 아침에 먹을 빵이랑 또 커피랑 먹을 디저트 빵을 직접 사요. 며칠 전 코스트코에 장 보러 가서 남편이 빵을 하나 샀는데 자꾸 저보고 먹어보라고 해요. 빵이 정말 특이하다고요. 저는 요즘 빵을 먹지 않거든요.
보기에는 제법 먹음직스럽습니다. 남편은 그냥 빵 색깔보고 샀대요. 노란 가루가 풍성하게 뿌려져 있어 달달한 빵이겠거니 하고 들고 온 거죠. 기대를 하고 커피랑 빵을 먹던 남편이 갑자기 빵 포장에 적힌 성분을 진지하게 살펴봅니다. 이름은 그린 칠리 콘브레드(Green Chile Cornbread), 빵에 할라피뇨가 들어가 있어요. ROASTED PEPPERS (POBLANO AND JALAPENO)!! 빵에 할라피뇨라니, 어쩐지 먹다보니 군데군데 초록색이 있어서 뭔가 했다네요. 하버드 대학의 할라피뇨 물에 이어 콘브레드와 할라피뇨 참신한 조합이다 싶어요.
남편이 자꾸 저보고 먹어보라고 해요. 이렇게까지 권하는 건 분명 아주아주 맛있어서 꼭 먹으라고 하거나 아니면 정말정말 맛이 특이해서 그 경험을 같이 하자 하는 거거든요. 이번에는 후자였어요. 요즘 빵을 자제하고 있는지라 며칠째 맛을 안 보고 구경만 하고 있는데 어제저녁에는 급기야 남편이 이제 그만 먹어야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이만큼 먹었으면 정말 열심히 많이 먹은 거래요. 음식 안 버리는데 도저히 먹을 수 없다고요. 그리고는 한번 더 먹어보라고 권합니다.
코스트코답게 대용량, 빵도 어찌나 큼지막한지요. 가격은 $6.99였습니다.
가끔 어그로 끄는 제목으로 '이 ㅇㅇ 절대로 사지 마세요'하면서 너무 맛있는 음식을 반대로 표현하곤 하는데 정직하게 말씀드립니다. 혹시라도 코스트코에서 저희 남편처럼 생긴 것만 보고 이 빵 들고오지 마시라고요. 저는 아직 맛보기 전이라 그냥 상상만 해봅니다. 콘브레드에 할라피뇨, 대강 식감과 맛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따 버리기 전에 저에게 한 번 더 먹어보라고 권유를 할 것 같아요.
음식은 호불호가 있기에 각자 다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 빵에 대한 시식 후기는 저희 남편 즉, 1인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 맛있게 드시는 분도 분명 계실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이렇게 빵으로 출시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맛있는 게 넘쳐나는 세상인데 이왕이면 맛있게 먹고 건강히 지내면 좋겠습니다. 이상 코스트코의 그린 칠리 콘브레드(Green Chile Cornbread) 먹고 남편대신 시식 후기를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