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면 아이들 입에서 한 번씩은 나올 법한 질문입니다.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아이들이 언제까지 믿기 바라시나요? 세상이 변해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는 있나요?'라고 인터넷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기도 합니다. 유치하니 어쩌니 해도 아이들 동심이 파괴되기보다 순수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켜지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이랄까요. 그렇지만 그와 달리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알게 되고, 듣는 게 많아집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12월 어느날, 학교 아트 클래스에 발런티어를 갔습니다. 때가 때이니 만큼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를 하는데 장난꾸러기 한 녀석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다가 갑자기 산타할아버지는 안 계신다고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합니다. 마치 산타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무척이나 쿨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아니야, 산타할아버지는 계셔'라고 말하자 순진하게 아직도 산타할아버지를 믿냐고까지 합니다.
그러면 진짜 산타할아버지는 있는 걸까요? 산타클로스의 기원을 살펴봅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실존 인물로 또는 가상인물로 봐도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전설과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은 옛날 선행을 베풀었던 것으로 유명한 '성 니콜라오(Saint Nicholas)' 주교로부터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타클로스 전설은 12세기 프랑스의 수녀들이 성 니콜라오 축일 전날인 12월 5일에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빨간 옷을 입고 곱슬거리고 덥수룩한 흰 수염이 특징인 뚱뚱한 백인 남자 노인이 북극에 살면서 남녀 엘프들과 함께 선물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전날 밤 순록 썰매에 선물을 가득 싣고 나타나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줍니다. 굴뚝이 있는 집에는 특별히 굴뚝을 타고 내려옵니다. 4세기경 아나톨리아에 세 자매가 집이 너무 가난해 결혼을 못하고 있었는데 성 니콜라오 주교가 아무도 모르게 굴뚝으로 금 주머니를 떨어뜨리고 우연하게도 벽난로 앞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금 주머니가 들어가 그 돈으로 결혼을 하게 된 이야기에서 양말을 걸어두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 나무위키 참조
미국의 유명한 미드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 르네의 장난꾸러기 쌍둥이 형제들도 산타할아버지에게 전화한다는 엄마의 말에 순한 양이 되어 버립니다.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 존재 의미는 정말 크죠. '산타할아버지가 보고 계신다, 산타할아버지에게 전화한다' 등등 이 말만으로도 착한 아이로 변신하는 효과가 있으니 엄마 입장에서는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나서서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 동심도 지켜주고 위기의 순간에 쓸 수 있는 히든카드 같은 것이니까요.
어느날 큰아이가 진지하게 묻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진짜 있는 것 맞냐고요.
저의 답변은 '산타할아버지를 믿는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는 매년 찾아오신단다.'였어요. 그 뒤로 저희집에서는 더 이상 산타할아버지는 있냐 없냐 하는 질문은 없어졌어요. 무조건 산타할아버지를 믿어야 할 것 같은, 그래야 선물을 받을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린 거죠. 중학생이 되어서도 둘째는 빙그레 웃으며 능청스럽게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를 적어서 산타할아버지께 보내달라고도 했어요.
저는 평소 아이들이 갖고 싶어했던 것들을 일 년여에 걸쳐 하나씩 하나씩 모아두었다가 일 년에 두 번, 생일과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합니다. 한번은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온라인으로 오더 한 선물을 남편이 아이들 있는 앞에서 박스를 열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무렵에는 갈박(갈색 택배박스)이 여는 것도 조심해야 할 시기입니다. 택배 박스에 무엇이 들어있나 몹시 궁금해하는 아이들 모습도 귀엽습니다. 이때는 택배 박스가 오면 조용히 안방으로 들고 들어가 숨겨놓는 게 일이기도 했어요. 크리스마스 아침 일찍 일어나 크리스마스트리로 쪼르르 달려가 선물포장 열어보는 아이들 모습들. 모두 아련한 예쁜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