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타주로 이사 간 지인분이 오셨어요. 그분은 하나 있는 아들이 보스턴에서 대학 다니고 있고, 저희 둘째 대학 가면 자주 만나자 약속했는데 돌연 따뜻한 동네로 이사를 가시게 되었습니다. 아들대학이 보스턴이라 기숙사 무브인, 무브아웃 할 때면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숙사 짐 빼러 오셨다가 만나서 저녁을 먹었어요. 남편분은 출장 겸 한국 방문이시라 이번에는 혼자 오셨어요.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 나니 지인분들이 하나둘 이렇게 타주로, 또 한국으로 역이민하셔서 그나마 보스턴 이사 와서 알고 지낸 가족들이 점점 줄어듭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대학에 가고나고 나면 제2의 인생 시작, 여러 면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여하튼 이번에는 기숙사 무브 아웃으로 분주하실 것 같아 월땜에 있는 뮬란 레스토랑에서 만났어요. 지난 토요일에는 종일 비가 세차게 내려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녁 약속시간에는 잦아들어 즐거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뮬란, 코로나 기간에 한국으로 귀국한 가족이 특히 이 식당을 좋아해서 예전에는 참 자주 찾던 곳이에요. 보스턴 근교 Waltham 월땜이라는 지역에 있는 타이완 레스토랑인데요. 은근 이 동네에 맛집들이 많아요. 여하튼 코로나 터지고 나서는 식당 출입을 자제했던지라 저희도 거의 3년 만에 갔나 봐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잠깐 식당 분위기며 메뉴를 찬찬히 사진 찍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는 잠시 후 금세 식당 안이 꽉 찼어요. 보스턴 지역 식당에서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라 늘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식당이에요. 6명 이상부터 예약 가능해서 그보다 적은 인원일 경우에는 그냥 가야 합니다.
뮬란 레스토랑 대부분의 음식들이 다 맛있습니다. 무얼 주문해야 할지 모른다면 메뉴판에 표시되어 있는 추천 메뉴를 선택하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닭을 먹지 못하는 관계로 남편과 같이 가면 치킨은 제외하고 주문하곤 해요. 특히 여기 돼지고기 요리들이 맛있는데요. 그 중에서 89번, Salt & Pepper Pork Chop, 93번, Shredded Prok woth Baby Bamboo를 추천합니다.
여기 음식들이 보통 식당 음식같이 짜지 않고, 조미료도 덜 쓰는 듯한 맛, 그렇지만 모든 음식들이 다 맛있습니다. 오랫만에 맛있는 음식 나누며, 오래간만에 만난 지인분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서 음식 사진은 찍을 여유도 없었다지요. 요리를 세 가지 시켰는데 이제 소화력이 떨어져 음식을 많이 못 먹어서인지 음식이 꽤나 남았습니다. 남은 음식 갖고 와서 다음 날 데워먹었어요. 저렇게 두 접시 차려 일요일 점심에 남편이랑 또 먹었어요. 선물받은 예쁜 노랑 장미 바라보며 지인분과의 아쉬움 만남을 떠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