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은 아직 9월인데 제법 선선하다 못해 추위도 살짝 느껴져요. 이런 날이면 따뜻한 찐빵, 호빵 먹으면 딱 좋아요. 찐빵 좋아하는 남편 덕에 한국마트에 가면 꼭 잊지않고 둘러보는 코너가 있습니다. 바로 찐빵, 호빵 코너에요. 아이들은 각자 학교로 돌아가고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둘이서 지내요. 하루 삼시세끼 먹는 게 기쁨이자 큰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렇게 간단히 찐빵이랑 계란 삶아서 과일 조금 곁들여 한 끼 해결을 하기도 해요.
H마트에 가니 그 유명한 안흥진빵이 있어요. 강원도 안흥, 옛 전통의 건강한 맛을 그대로 안흥찐빵,이름이 워낙 귀에 익어서 맛있는 찐빵이야~ 라는 생각이 저도 남편도 동시에 들었어요. 안흥찐빵에 대한 기억이 아련하게 있는데 자세히 보니 이건 쌀찐빵이래요. 밀가루보다 쌀이 더 건강하게 느껴지는지라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아봅니다.
그런데 아래 찐빵에 무슨 일이? 찜기에 찐 안흥찐빵을 남편이 집게로 꺼냈는데 저래요. 절대 먹다남은 거 접시에 올려놓은 것 아니랍니다. 그래서 제가 팔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먼저 저는 손을 깨끗이 씻고 손에 물기가 가득한 상태로 잽싸게 꺼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손에 물을 많이 묻히고 입니다. 안흥찐빵은 삽립호빵처럼 아랫면에 종이가 붙어있지 않아서 잘못하면 찜기에 늘어붙기도 하니 이쪽저쪽 살살 들어올려가며 확인하고 꺼내요. 집게를 이용하면 힘 조절이 되지 않고, 표면이 달라붙어 남편이 꺼낸 것처럼 되기 쉬워요. 저는 멀쩡하게 두 개 접시에 옮겨 담는데 성공했어요. 남편이 결자해지 한다면서 망가진 찐빵을 먹었습니다. 찜기에서 찐빵이나 호빵은 제가 꺼내는 걸로 합의 봤습니다.
안흥쌀찐빵 시식 후기를 올려볼께요. 안흥쌀찐빵은 500g/ 50g×10개가 한 봉지에 들어 있어요. 국내산 쌀가루와 통팥소가 잘 어우러져 달지않고 단백한 맛이나요. 예전에 집에서 단팥빵이며 찐빵 등 만드느라 팥소 만들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시중의 팥소처럼 단맛을 내려면 설탕을 쏟아부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안흥찐빵은 그런 인공스런 단맛이 나지않는 건강한 단맛이 났어요. 그게 비법이겠죠?
안흥 흑미쌀찐빵도 있어요. 백미대신 흑미로 만들어 찐빵에 은은한 보랏빛이 나서 또 색달라보여요. 역시나 달지않고도 맛있습니다.
안흥찐빵 맛있게 먹는 조리법
1. 찜솥 이용
적당량의 물을 넣고 채반 위에 면보를 얹은 후 물이 끓으면 찐빵을 넣고 약 10분-15분 정도 쪄서 먹는다. 개인적으로 찐빵이나 호빵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같아요.
2. 보온밥솥 이용
보온밥솥 밥 위에 얹어 15-20분 정도 데워 먹는다. 간단하면서도 찐빵을 맛
3. 전자레인지 이용
호빵을 접시에 담아 표면에 물을 살짝 뿌린 후 30초 정도 데워먹습니다.
4. 프라이팬 이용
상온에서 약 1시간 정도 해동 후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뒤집기로 살짝 눌러가며 노릇하게 구워먹는다. '튀겨드시면 별미'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에는 프라이팬에다 호떡처럼, 또 튀겨서도 먹어보려고요.
안흥 쌀찐빵은 한 개에 113 칼로리, 안흥 흑미쌀찐빵은 130 칼로리입니다. 밥 한공기에 200칼로리임을 생각해 볼 때 한 번에 두 개정도 먹어주고, 여기에 우유나 두유 등 마실 것과 삶은 계란, 과일 조금 곁들이면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없겠다 싶어요.
여튼 다음에 H마트 가면 또 사와야지~ 다짐해 봅니다.
그런데 미국에 살다보니, 특히나 보스턴 지역은 한인상권이 많이 발달된 곳이 아니라 한국제품을 구입할 때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 그냥 눈에 보이면 사는 거에요. 그마저도 없을 때가 있으니까요. 코로나 이후 물품 공급이 원할하지 못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어느날 부턴가 H마트 자체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 안에서 이런 안흥찐빵을 발견하면 너무 반갑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