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코비드 부스터 샷을 맞고 왔어요. 동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희 동네는 코로나 추가접종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오미크론 변이 이후 부스터 샷 예약하기가 더 힘들어요. 많은 사람들이 부스터 샷을 맞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수시로 코비드 추가접종을 예약하려고 찾아봐도 자리가 없었는데 딱 오늘 시간이 있어서 얼른 예약을 했어요. CVS(씨비에스)인데 그 CVS Pharmacy는 모더나로 예약 중이었어요. 원하면 다른 추가접종은 가능한 듯한데 복잡한 것 같아 남편이 '우리 모더나로 밀자'해서 남편과 저, 큰아이 이렇게 세 식구 모더나로 추가 접종하고 왔어요. 둘째는 6월말에 2차 접종을 한지라 날짜가 안되어 조금 기다리기로 했어요. 사실 저는 1, 2차 모더나맞고근육통에,잠을못자고고생한터라이번 추가접종은 화이자를맞고싶었는데 부스터 샷도 모더나를맞게되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15분 단위로 예약이 가능해서 세 사람 다 맞으려면 거의 한 시간은 걸리겠다 했어요.
코비드 부스터 샷까지 맞게 될 줄을 모르고 허접스러워 보이는 백신카드를 집에서 코팅했어요. 기계 코팅이 아닌 손코팅지로 해서 조심조심 백신접종 카드를 코팅지와 분리해 보려 했지만 실패해서 할 수 없이 그냥 들고 갔어요. 생각보다 코팅한 사람이 많은지 괜찮다고 하며 스티커 형태의 종이에 써서 코팅된 백신 접종 카드에 붙여주었어요. 큰아이는 백신접종 카드를 사진으로 찍어 다니고 실물 카드를 대학 기숙사에 놓고 와서 사진을 들고 갔어요. 새 카드를 써서 주었는데 추가 접종한 내용만 있어서 물어보니 자신이 접종해 준 내용만 기재할 수 있다고 카드 두 개를 함께 묶어서 두라고 친절히 얘기해 주네요.
남편은 플루샷과 코비드 백신을 양쪽팔에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 맞았어요. 리액션이 있어도 플루샷 때문인지, 코비드 백신 때문인지 모르니 플루샷은 따로 맞자 했는데 또 오기 귀찮다며 한 방에 끝내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러시요~ 하고 큰아이와 저는 코비드 추가접종만 했어요. 참고로 저희 동네는 플루샷을 늦게 맞아요. 플루샷 효과가 3개월이내라고 해서 겨울이 긴 보스턴에서 저희는 땡스기빙 전후로 맞는데 이번에 남편 회사 동료의 코비드 확진으로 집콕하느라 플루샷 맞는 시기를 놓쳤어요. 보스턴은 이상하게도 2월이 되면 날도 더 춥고, 눈도 더 많이 오고 진짜 한 겨울 느낌이 나요. 그래서 너무 일찍이 플루샷을 맞지 않아요. 그래서 12, 1, 2월까지 커버할 수 있게 플루샷을 11월말이나 12월초에 맞곤 해요.
CVS에서는 플루샷을 맞으면 20불에 5불 할인되는 쿠폰을 나눠줘요. 코비드 부스터 샷을 맞으니 20% 할인 쿠폰을 주네요. 마침 집에 타이레놀도 다 떨어져 가서 20% 쿠폰 써서 타이레놀도 한 통 저렴하게 사 왔어요. $11. 29 타이레놀 20% 할인해서 $9.03+tax로 토털 $9.59 내고 왔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원어민을 만나도 영어 울렁증없이 너무 자연스럽게 영어로 얘기하고 있는 제가 신기하게 느껴져요. 스몰톡이 발달한 나라인 미국은 어딜 가나 이것저것 시답지 않은 말을 어찌나 많이 하는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물건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릴 때, 캐쉬어와도 그렇고 침묵의 순간을 못 견디고 어찌나 말들을 많은지. 예전에는 영어를 쓸 상황이 되면 크게 숨 한번 쉬고 영어공부할 좋은 기회 야하며 얘기했다면 이제는 미국 사람 다 되었나 보다 싶게 먼저 말 걸고, 이제는 이런 상황이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저 스스로도 놀라고 있어요. 제 생년월일 확인하며 자기랑 생일이 하루 차이라며 'March people, good people'이라며 '너 처음부터 좋은 사람인 줄 알아봤어'라고 얘기하며 화기애애하게 코비드 추가접종을 하고 왔어요. 별다른 것 없고 물 많이 마시고 주사맞은 부위 문지르지 말고 팔을 많이 움직여주며 푹 쉬라고 얘기했어요. 이제 위드 코로나로 뉴 노멀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주변에 보면 1, 2차 접종 때는 괜찮았는데 부스터 샷 맞고 하루 이틀 또는 며칠씩 아픈 분들이 계셔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저희 아버님도 1, 2차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화이자 추가접종하고 나서 3일을 꼬박 앓아누우셨다고 해요. 똑같은 백신을 맞아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이 나오니 백신을 맞기 전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확진이 되어도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니 만약에 내가 코비드에 걸리면 어떨지 그것도 모르는 일이고요. 아직까지는 부스터 샷 맞은 왼쪽 팔이 아프고 무거운 정도로 다른 증상은 없고 괜찮아요. 집에 와서 얼른 점심 챙기고 둘째 라이드 가는데 어찌나 졸리던지 집에 와서 두 시간을 내리 잤나 봐요. 뜨끈하게 히팅 패드 켜놓고 두 시간 자고 겨우 일어났어요. 아마 더 자라고 하면 더 잤을 거예요. 플루샷과 코로나 부스터 샷을 동시에 맞은 남편은 어떨지 걱정인데 저녁먹고 트레이드밀에서 어김없이 평소처럼 달리기하고 괜찮다고해요. 그래도 자기 전에 타이레놀 먹고 자네요.
혹시나 싶어 고기먹고 기력을 회복해야 할 것 같아 지난번 코스코에서 사 온 삼겹살로 김치랑 콩나물 잔뜩 넣고 만든 돼지불고기, 짜장 그리고 소고기 뭇국도 해놓고, 큰아이 집에 온다고 장도 잔뜩 봐놓아서 집에 먹을 게 넘쳐나는데 챙겨 먹기가 귀찮아요. 그래도 식구들이 있으니 저녁 챙겨 먹고 자리에 앉았어요. 혼자 있었으면 귀차니즘으로 안 먹고 넘어갔을 듯해요. 가족이 있으니 때맞춰서 밥도 챙겨 먹고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코비드 부스터 샷 맞으신 분들 모두 무탈하게 지나가시길 바라봅니다.